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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보고 듣는 것들158

칡과 등나무가 얽힌,'갈등'의 어원을 찾아내는 식물사회학 갈등(葛藤)이란 한자어가 있다. 여기서 '갈(葛)'은 칡을 뜻하고 '등(藤)'은 등나무를 뜻한다.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면 "①일이나 사정이 서로 복잡하게 뒤얽혀 화합하지 못함의 비유 ②서로 상치되는 견해ㆍ처지ㆍ이해 따위의 차이로 생기는 충돌 ③정신 내부에서 각기 틀린 방향의 힘과 .. 2015. 5. 21.
『미학의 역사』 - 보완적 텍스트가 필요한 미학 교과서 독일의 철학자 알렉산더 바움가르텐(A. G. Baumgarten)이 자신만의 미학체계를 다듬어 펴낸 『미학』이란 책이 나온 해가 1750년이다. 그러니 미학의 역사에서 미학이 철학으로부터 독립된 분과 학문으로 다루어진 건 채 삼백 년이 안 된다. 이 기간 동안 미학의 근본 문제나 방법론에서 많은 발전이 있었지만 그 발전의 상당 부분은 구소련이나 폴란드 같은 사회주의 국가에서 행해진 연구 덕분이라 할 수 있다. 소련에서 1950년대 중반부터 1960년대 중반까지 10년 넘게 진행된 '에스테티체스꼬에(미학)' 논쟁을 비롯해 누구나 인정하는 최고의 미학사 교과서의 저자인 타타르키비츠(W.Tatarkiewicz) 역시 폴란드 출신이다. 그 덕분인지 80년대 중반부터 90년대에 걸쳐 국내에 번역되기 시작한 미학 .. 2015. 4. 8.
아룬다티 로이 - 『9월이여 오라』 아룬다티 로이. 아마도 내가 그녀의 이름을 처음 본 것은 이라는 그녀의 첫 소설이자 마지막 소설 때문이었을 거다. 지금처럼 인터넷으로 책을 주문하던 시절이 아닌 90년대 후반, 일주일에 한두 번은 교보문고나 영풍문고에 들러 이런저런 책을 들춰보는 게 일상이던 시절에 맞닥뜨린 그녀의 소설은 솔직히 말해 내 취향이 아니었던 듯하다. 내 기억이 정확한지 모르겠는데, 당시로서는 꽤나 광고를 했던 것 같다. 외국 소설을 잘 읽지 않는 내가 서점에서 시간을 들여 책을 훑어보았다는 건 같은 일간지 등에 소개되는 광고를 보았다는 것일 테니까. 하지만 거기까지다. 그로부터 15년이 흐른 지난 가을, 촌동네 평생교육원에서 대출 받아 읽기 전까지 은 내 손에 쥐어지지 않았으니까. 그러나 소설가가 아닌 작가로서의, 정치평론가.. 2014. 12. 26.
벤야민 읽기 - 『가면들의 병기창』(문광훈) "마르크스에게 현재의 역사는 인류의 '전사'였고, 그래서 그것은 다가올 역사를 위한 하나의 잠정적 시기에 불과했다. 참으로 정당한 역사는 그의 눈에 미래의 사건으로 남아 있었다. 지금까지의 억압사를 인류사의 앞선 단계이게 하고, 폭력이 없는 그래서 참으로 진실된 역사를 마침내 .. 2014. 11. 17.
미련 -장현 영화 <국화꽃 향기>를 보면서 그 아련함, 80년대라는 동시대의 추억을 공유하는 아련함에 가슴이 먹먹해져 오는, 급기야 눈물까지 흐르는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어쩌다 케이블 TV에서 한 번씩 마주치게 되면 아직도 채널을 고정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 영화다. 적어도 나에게는. 이런 류.. 2014. 11. 4.
고독의 깊이 - 기형도 태풍은 소멸되었다 하는데 내리는 비는 장맛비처럼 드세다. 바람 또한 자신의 존재를 잊지말라는 듯 악을 쓰며 윙윙거린다. 저 드센 빗줄기와 바람에 배추와 무우가 상하지나 않을까 걱정하며 보내는 밤. 우연히 읽게 되는 기형도의 시는 한없이 우울하다. 아아, 雲霧 가득한 가슴이여 내 苦痛의 비는 어느 날 그칠 것인가 ("孤獨의 깊이", , 문학과 지성사(1999), p.173) 기형도. 스물아홉 번째 생일을 불과 엿새 앞두고 종로의 한 심야극장에서 뇌졸중으로 생을 마감한 시인. 내게는 다른 그 어떤 프로필보다 강렬하게 다가오는 문장이다. 아마도 그의 시는 그의 죽음 만큼 내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는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어쩌다, 아마도 대개는 다른 글에서 그(의 시)가 언급될 때 한 번씩 그의 "전집"을 뒤.. 2014. 9. 24.
<월든> - 단순하고 간소한 삶이 아름다운 삶이다 내가 소로의 을 처음 접한 건 지금으로부터 꼭 20년 전이다. 그 오래된 시간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는 이유는 숙대앞 옥탑방에서 동두천과 방화동의 공장으로 출근하던 시절, 전철과 버스(그땐 서울에 지하철 5호선이 개통되기 전이었기에 방화동에 있던 공장은 영등포 역에서 버스로 갈아 타고 다녀야 했다) 안에서 긴 출·퇴근시간을 견디느라 가지고 다녔던 책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환경, 생태, 자연 같은 것들보다는 평등, 진보, 투쟁 같은 것들에 더 관심이 많던 팔팔한 시기라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읽고 난 뒤, '괜찮은 책이네' 정도의 인상밖에 남기지 못했던 책이었다. 그 뒤 7,8년이 지나고 어떤 이유에선가는 모르겠는데 다시 한 번 을 접할 기회가 있었다. 아마도 다른 특별한 계기가 없었다면 한기찬 번역본(소.. 2014. 9. 19.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 경제학은 정치적 논쟁이다 경제학은 원래 '정치경제학'이었다. 근대경제학의 출발점으로 인용되는 아담 스미스의 &lt;국부론&gt;에도, 리카도의 &lt;정치경제학 및 조세의 원리&gt;에도 경제학(Economics)이 아니라 '정치경제학'(Political Economy)이었다. 경제는 정치와 분리될 수 없다는 자명한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그러.. 2014. 9. 16.
<어웨이 프롬 허> - 사랑의 기억을 잃어가는 아내와 사랑의 기억을 붙잡고 싶은 남편 1. &lt;어웨이 프롬 허(Away from her)&gt;는 앨리스 먼로의 단편소설 &lt;곰이 산으로 넘어오다&gt;를 영화화 한 것이다. 앨리스 먼로는 작년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는데 단편소설작가로는 처음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다른 대부분의 노벨문학상 작품들이 당해년도 수상 발표가 난 뒤에 작.. 2014. 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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