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살아가는 모습/일상118 만추정경 오가는 계절이 서로 눈치 보며 기싸움을 벌이는 시기. 집 안팎을 수놓는 색들이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농사든 뭐든 바쁜 계절을 보내는 동안 쉼 없이 달려왔다면 이쯤에서 주변을 한 번 돌아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가을의 끝자락을 부여잡은 석류 잎사귀. 몸통에서부터 가지 끝까지 노랗게, 노랗게만 물들고 있다. 한날한시에 떨어지기로 약속이라도 한 걸까? 샛노란 잎들이 미처 물들지 못한 동료들을 기다리며 만추의 비바람을 견디고 있다. 어쩌면 막무가내로 흐르는 시간을 억지로 붙잡으려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아는 한에서는 가장 아름다운 과실나무 단풍이다. 이 계절에 화사하기로만 따진다면야 담장을 둘러싸고 피어난 메리골드나 금계국 같은 국화 종류들을 따라갈 만한 게 어디 있으랴. 한 달 넘게 황금빛 붉은.. 2024. 11. 15. 봄날, 아카시 꽃 향기를 맡으며... 봄인가 싶었는데 어느새 여름의 문턱 같은 날씨다. 4월이 저물고 5월이 시작됐다. 이곳의 5월은 봄이라기보다는 여름에 가깝다. 이제 곧 낮 기온은 25℃를 넘어 30℃를 넘나들 것이고 아침 기온은 15℃ 이하로 잘 내려가지 않다가 20℃ 근처에서 오르락내리락 할 것이다. 지난 가을에는 마늘, 양파를 심지 않았다. 그럼에도 마늘은 몰라도 양파는 부족하지 않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5월 첫날 거금도를 찾았다. 거금도는 우리 나라 조생종 양파의 주산지다. 4월부터 유통되는 햇양파의 대부분이 거금도에서 생산된 것이라 보면 된다. 5월에 들어서면 무안, 나주 지역의 중생종 양파가 서서히 쏟아지기 시작하니 그 전에 수확해야만 하기에 지금 거금도는 그야말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철이기도 하다. 휴일임에도 가.. 2023. 5. 4. 봄날은 간다 점심 산책길. 천변 언덕길에 핀 할미꽃. 월,화,수,목,금. 휴일. 돌아서면 다시 월,화,수,목,금. 휴일. 한낮 산책길. 햇볕은 따갑기만 하다. 매번 느끼지만 봄은 늘 나를 앞질러 왔다가 순식간에 저만치 달아나 버린다. 2023. 3. 17. '슬픈' 패랭이꽃 군락지 옆집과의 텃밭 경계 일부에 재작년부터 패랭이꽃 씨를 뿌렸다. 패랭이꽃은 5월부터 8월까지 피고지고를 반복하며 오래 피어 있어 아름답기도 하지만 좀 더 실용적인 목적이 있기도 하다. 비료와 농약을 농사의 기본이라 생각하는, 아흔이 넘은 옆집 어르신의 텃밭은 그야말로 풀 한 포기 .. 2019. 5. 20. 1년을 기다린 맛 - 엄나무 순 정말이지, '무슨 생각을 하고' 살아가고 있는지 모르는 날들의 연속. 시간 가는 줄을 모르고 있으니... 오늘이 3월의 마지막 날이라는 깨달음(?)에 급히 낫 한 자루 들고 오른 뒷산. 생강꽃은 흔적조차 찾기 어렵고 진달래는 이미 연분홍 꽃보다는 파릇한 새순의 강렬함이 더 인상깊게 다가.. 2019. 3. 31. "맛있는 걸 어떡해!" 텃밭 여기저기 김장배추, 양배추들이 흩어져 있다. 지난 가을 파종한 것들을 겨울 동안 틈틈이 거둬 먹기 위해 남겨둔 것인데 햇빛 잘 드는 앞마당에도 몇 포기 심어져 있다. 언제부터인가 거실 창문으로 보니 결구가 된 채 겨울을 난 양배추의 하얀 속살이 드러나는 것 같아 보였다. 처음.. 2019. 2. 13. 어제 같은 오늘, 내일 같은 오늘이기를... 몇 년 만에 새해 첫날 해돋이를 보러 갔다. 매일 떠오르는 해가 뭐 그리 새삼스러울까만 모처럼 해 보러 가자는 옆지기의 말에 못 이기는 척 나선 길. 여느 때면 차 한 대 만나기 힘들었을 한적한 시골길이 헤드라이트를 켠 채 내달리는 차들로 제법 붐빈다. 나로도 다리를 건너 도착한 덕.. 2019. 1. 1. 배는 불러 한잠 자고 싶으나..... 거의 2주 만에 텃밭을 돌보고 있다. 장마와 태풍이 겹친 지난 주말, 흔들리는 고추, 토마토 지지대를 쳐다보며 내심 불안했는데 별탈 없이 넘어갔다. 다행히도 기온이 낮았기에 탄저병이나 풋마름병 증세도 보이지 않는다. 당근 수확하고, 고추줄 매고, 토마토 곁순 제거하고, 오이 가지 .. 2018. 7. 8. 장마, 태풍, 지겨운 비 일요일. 오늘도 어김없이 비로 하루를 시작한다. 6일째다. 오랜만에 장마란 놈이 아주 작정하고 자신이 어떤 존재라는 걸 보여주려는 모양이다. 빗줄기가 뜸한 틈을 타 창고 처마 밑에 떨어지는 빗물을 받아서 비 설거지를 겸해 집안 청소를 한바탕 해치운다. 태풍 '쁘라삐룬'까지 올라오.. 2018. 7. 1. 이전 1 2 3 4 ··· 14 다음 728x90 반응형 SM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