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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모습/농사

불량 종자

by 내오랜꿈 2014. 10.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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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를 짓다 보면 예기치 못한 일이 일어나는 게 한둘이 아니다. 자연재해로 인한 게 가장 일반적일 것이고 농사 짓는 사람의 잘못인 경우도 많을 것이다. 그런데 가끔은 전혀 엉뚱한 곳에서 사달이 나는 경우도 있다.




지난 9월 20일, 만생종 양파씨를 800개 정도 파종했었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일주일 정도 뒤에는 파릇파릇한 싹이 껍질을 문 채 올라와야 한다. 그런데 소식이 없었다. 일부는 싹이 나고 일부는 나지 않는 게 아니라 하나도 싹이 나지 않았다.



▲ 10월 8일, 2차 파종 양파


그래서 9월 29일, 2차 파종을 했었다. 혹시 1차 파종때 상토 밑에 넣은 부엽토가 문제가 된 것일까 싶어서 부엽토는 전혀 넣지 않고 상토만 채워서 250여 개를 파종했다.



▲ 10월8일, 1차 파종 양파


하지만 1차 파종 양파도 2차 파종 양파도 싹 하나 구경할 수 없다. 무슨 이런 황당한 경우가 있단 말인가? 잘못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몇 가지 일까? 내가 초보농사꾼이라서 파종을 잘못 했을 경우다.




하지만 양파 모종을 처음 키우는 것도 아니고 재작년에 2000여 개의 양파씨를 트레이포트에 파종해서 수확까지 무사히 마쳤었다. 작년엔 시기를 놓쳐 모종을 사다 심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양파씨가 하나도 발아하지 않을 정도로 내가 모자란 농사꾼은 아닌 거 같다. 그럼 상토가 문제가 있는 것일까?




이 상토는 지난 8월에 배추 모종 키운다고 농협에서 구입했던 상토다. 상토가 문제였다면 배추가 이렇게 잘 자랄 수는 없는 일. 그렇다면?




10월 8일, 1차 2파 양파 파종상의 모습. 싹이 난 게 하나도 없다.


결론은 종자 불량이라는 것밖에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이 양파 씨앗은 지난 6월에 인터넷으로 김장배추와 무우 씨앗 구입할 때 같이 한 것이다. 그러고 보니 그때 당근 씨앗도 같이 구입했었는데, 이 당근도 발아가 잘 되지 않았다. 지난 8월 13일 쪽파밭 옆에 당근을 직파 했었는데 이것도 전혀 발아가 되지 않았던 것. 그땐 밭이 문제인가 싶어 그 자리에 9월 2일경 김장무를 3차 파종했는데 그 무우는 지금 아주 잘 자라고 있다.


이렇게 해서 올 가을 우리 텃밭엔 당근도 없고 양파 모종도 사다 심어야 할 것 같다. 이런 경우는 종묘사를 고소라도 하고픈 심정이다. 키워보지도 못 하고 농사를 접게 만들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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