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면에서 텃밭농사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이 내게 이것저것 물을 때가 있다. 아는대로 대답해주면서 처음부터 너무 욕심내지 말라는 당부의 말을 잊지 않는다. 대부분 직장 다니면서 주말을 이용해 쌈채소나 고추, 오이 등의 몇 가지 열매 채소를 가꾸려고 하는 것이지만 간혹 터무니 없이 너무 많이 심을려고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애들 포함해서 4인 가족 먹을 거 재배하면서 오이, 가지를 10 포기 넘게 심는 경우도 있다. 왜 그렇게 많이 심느냐고 물어 보면 시장에서 모종 파는 할머니들이 그렇게 사가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네들이야 뭐 무조건 많이 팔고 보자는 심보니까 이런 건 사는 사람이 알아서 사야 하는 것이다.
▲ 일주일마다 한 바구니씩 쌓인다.
무슨 작물을 꼭 몇 포기를 심어야 한다는 규칙 같은 건 물론 없겠지만 너무 많이 심어 좋을 건 없다. 먹을 수 있을 만큼만 심는 게 가장 좋은 것 아니겠는가. 그래서 그들에게 가지나 오이 같은 건 서너 포기만 심어도 가족들 먹고도 충분하다고 늘 강조하는 편이다. 그런데 정작 나는 항상 이걸 지키지 못한다. 가지만 하더라도 해마다 6,7포기를 심어서는 넘쳐나는 가지를 주체하지 못한다. 도시라면 주변에 나눔이라도 하면 될 터인데, 이 시골 한복판에서 자기 먹을 가지 안 가꾸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올해도 가지를 6포기 심었다. 3포기는 뭔가 부족한 거 같아서 항상 더 심는 것이다. 그럼 4포기만 심지 왜 6포기나 심었느냐고 할 수 도 있겠지만 가지 모종은 보통 3포기에 천 원이다. 중간은 없는 거나 마찬가지다.
언제나 그랬듯 올해도 어김없이 가지가 넘쳐난다. 초여름엔 열매가 맺히는대로 소화가 가능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도저히 감당불가능이다. 여름의 끝무렵부터 일주일에 한 번씩 가지를 따서 말리고 있는데 많아도 너무 많다. 이러다간 겨울에도 가지나물만 먹게 생겼다. 내년엔 진짜 3포기만 심을 수 있을까?
▲ 조림용으로 쓰는 꽈리고추도 수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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