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새

인생이 그저 행복한 것만은 아니란 걸 누구나 안다 하면서도 행복하지 못함에 괴로워하는 많은 이들. 인터넷이라는 게 사람들의 생활을 참 많이도 변화시켰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변하지 않는 건 사람들의 '감정' 또는 '감성'이라는 것 아닐까?

오늘도 SNS를 비롯한 각종 인터넷 사이트는 어떤 연유로든 자신의 아픔을 호소하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그게 사랑의 아픔이든, 관계의 아픔이든. 저렇게라도 어디엔가 호소해야만 할까,라는 생각에 씁쓸한 기분마저 들면서도 나 역시 가만 보면 그렇게 노골적이진 않지만 나름의 방법으로 그 어떤 아픔들을 달래 왔다는 사실을 되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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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한 소녀가 있었다.  키만 멀뚱히 큰, 그러나 나이는 20살이나 먹은...  꽤 오래전 일이라 그녀의 내면으로 파고 들어가기엔 한계가 있지만 다른 건 몰라도 그녀가 '파랑새' 타령을 많이도 했다는 건 확실하다.  그게 '파랑새' 였는지 '피앙새' 였는진 모르지만...

그런 그녀도 이제 두 아이의 엄마, 학부형으로서, 한 남자의 아내로서 쉽지만은 않은 인생을 살아가느라 나름대로 힘겨워 하는가 보다.  어떤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에 올려진 그녀의 글이 퍽이나 아련한 추억에 젖어들게 만든다.

듣고 싶다던 이문세의 오래된 곡들을 실컷 듣고 언제나 그러했느냐는 듯, 씩씩하게 오랜만이라며 전화해서는 '애는 안 낳을 거냐'는 말로 시작해서 '아직도 철이 덜 들었다'는 비난 아닌 비난을 할 수 있는 그날이 빨리 오기를...

요즘 이문세 전국 콘서트가 진행되는 모양이다. 사진으로 보는 그의 모습은 세월의 무게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것 같다. '파랑새'가 수록된 이문세의 앨범 자켓을 보고 있으면 그 시간의 의미를 새삼 생각하게 된다.  이문세에게도 이런 시절이 있었구나, 하는 생각...

마찬가지겠지. 나의 30년 전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비친 지금의 나 역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