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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주는 봄 선물 중 제일 좋아하고, 제일 기다려지는 선물이 바로 엄나무순(경상도 지역에서는 '엉개'라고 한다)이다. 이 선물이 올해는 예년에 비해 좀 빨리 도착했다. 작년의 경우 친구 부부가 방문했던 4월 초순에 첫순을 땄었는데, 꽃도 나물도 올 봄은 예년보다 빠른 것 같다. 한겨울 모진 추위가 엊그제 같은데 다급한 봄의 속도에 끌려가는 기분이다.
나무순 중 두릅을 으뜸으로 치는 사람들이 많은데, 우리는 엄나무순을 단연 두릅보다 우위에 놓는다. 흔히들 나무순 매니아들 사이에서 일 옻, 이 가죽, 삼 엄나무라고 한다. 그만큼 이 순위에도 못 드는 두릅은 앞의 나무순들에 비해 맛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그런 엄나무순을 올해도 드디어 맛보게 되었다. 지지난 주 뒷산에 생강나무꽃을 따러 갔을 때 싹수가 조금 보이긴 했어도 이렇게 빨리 먹을 줄은 몰랐다. 아차 하는 순간 놓칠 뻔 했다.
빨리 맛 보고 싶은 마음에 꼭지 따는 손길이 좀 급하다. 많이 핀 것은 데침용이고, 자그만한 것은 달걀 부침용으로 다듬는다.
최고의 안주가 생겼으니, 저절로 막걸리 파티를 하게 된다.
워낙 엄나무순을 좋아해서 이사 온 첫 해에 울산 과수원에서 묘목을 다섯 그루 가져와서 텃밭에 옮겨 심었다. 그런데 지난 해 볼라벤 태풍으로 뿌리가 흔들려 네 그루는 고사하고 한 그루만 겨우 살아남았다. 살아남은 얘는 아직 이러고 있어서 다행이다. 한꺼번에 몰리면 불감당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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