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삶의 여유/먹거리

고단한 태양초 만들기

by 내오랜꿈 2011. 8. 21.
728x90
반응형


아침에 반가운 햇볕이 나와서 다시 태양초 모드다. 이틀 가량 방안에 갇혀 있던 고추가 '썬텐'하러 마당으로 나왔다. 하루 종일 태양의 기를 한껏 받으면 얼마나 좋을까? 구름이 한 번 지날  때마다 언제 또 비를 뿌릴지 모르기에 사정거리를 벗어날 수가 없다.

 

고추 수확 시점부터는 가족들의 전화 내용 중 관심사가 삼순이의 안부에서 고추 쪽으로 확 기울었다. 자기가 찬밥 신세인 것도 모르고, 삼순이는 우리 꽁무니만 쫄래쫄래 따라 다닌다.

 



첫물고추는 품종이 크고 두꺼운 편이라서 건조시키는데 애를 먹고 있다. 날씨가 도와주지 않은 것도 있지만 예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 고대하는 고추는 안 마르고 피만 마를 지경이다. 생고생해서 키워놓고, 마무리가 안 되면 그것만큼 허무한 일이 또 있을까?

 



처음 딴 고추는 반 조금 넘게 건질 것 같다. 완전 건조는 아니지만 과수원에서 어느 정도 마른 상태의 것은 괜찮은데, 물렁해진 고추의 일부는 하얀 곰팡이가 피어서 다 말린 건조 상태가 사진과 같다. 곰팡이가 피어서 건조되면 하얗게 되는 줄도 몰랐던 것. 중간중간 뒤집기 할 때 즉시 가위로 잘랐으면 저렇게 못쓰게 되진 않았을텐데, 비싼 수업료를 치룬 셈이다.

 

오후에 다시 비. 고추를 서둘러 방으로 들여놓고, 고추밭에 갔더니 계속 내린 비로 인해 탄저병 걸린 고추의 수량이 많아졌다. 게다가 빨간고추는 수분 조절이 안 되어 살이 터진 것도 있다. 토마토만 '열과현상'이 있는 줄 알았는데, 고추도 열과현상이 있음을 배우고 있다. 날씨 때문에 미뤘는데, 더 이상은 미룰 수가 없어서 고추를 따기 시작했다. 

 

열과현상은 고추에만 온 것이 아니고 수박도 마찬가지다. 저절로 터진 수박을 수거하여 거름더미 위에 던지고, 나머지는 수확 했는데 그래도 넘치게 많다. 언제 다 먹을까 걱정해야 할 만큼 수박 복 터졌다.

 



호박밭에는 광합성을 제대로 못하여 싹수가 노란 호박이 지천이다.


728x90
반응형

'삶의 여유 > 먹거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배추 물김치  (0) 2013.05.21
엄나무순 장아찌  (0) 2013.04.14
엄나무순  (0) 2013.04.01
유자청 만들기  (0) 2012.12.08
수세미 발효액 담그기  (0) 2011.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