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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여유/먹거리

엄나무순 장아찌

by 내오랜꿈 2013. 4.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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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 살면서 담그기 시작한 장아찌. 처음엔 담는 방법을 잘 몰라 헤매던 옆지기도 누나와 형수의 도움을 받아 이제는 철마다 여러 종류의 장아찌를 담는다. 짜지 않게 담아 냉장 보관하는데 집에 오는 지인들에게 나눠 주면 다들 맛있다고 칭찬해 주니 아내도 즐거워하는 눈치다. 그 가운데 제일 인기있는 것이 '엄나무순 장아찌'다.


올해는 좀 이르게도 3월말에 엄나무순을 딴 적이 있는데, 우리 집 뒷산의 엄나무는 비정상적으로 순이 빨리 올라와 자칫하면 시기를 놓치기 쉽고, 양 또한 적어서 데쳐 먹기 바빴다. 집 근처 또 다른 곳의 자생 엄나무순이 지금 한창 제철을 맞았다. 이사 온 첫 해에 주변 산을 탐색하던 중에 발견한 것인데 엄나무순을 워낙 좋아하기에 이맘때 쯤이면 고생하며 산을 헤매고 다닌 보람을 만끽하고 있다.



하루나 이틀 후 따면 딱 좋은데, 주중에는 시간이 없기에 좀 덜 피었지만, 어제 갑자기 내린 비를 맞으며 한 망 따왔다.  우리 부부는 아직 건강에 큰 이상신호는 없지만 이 엄나무 순이 고혈압과 당뇨로 인한 합병증에 효과적이고 피를 맑게 하고 신장 기능을 강화해 준다고 한다. 약효를 떠나서 제철에 나는 것을 맛있게 먹으면 그게 다 보약 아닐까 싶다. 엄나무순은 채취할 수 있는 시기가 짧아서 있을 때 많이 먹어주어야 한다.^^
 
남들은 표고물도 넣고 다시마물도 넣고 그런다는데 아내는 일반적이고 간단한 방법으로 달임장을 만든다. 진간장(2), 설탕.식초(각각1), 물(4), 소금(0.5)의 비율인데, 원재료 자체의 수분까지 감안하면 대체로 이 비율이 짜지 않고 알맞은 것 같다. 일단 달임장을 끓여서 식혀둔다.

다음으로 엄나무순을 용기에 차곡차곡 넣고, 식힌 달임장을 부은 뒤 재료가 떠오르지 않도록 무거운 돌로 눌러 둔다. 우리는 생 엄나무순을 그대로 사용하는데, 일 년이 지나도 아삭한 맛이 그대로 유지된다.

 


달임장을 여러 번 끓이면 국물이 탁해져서, 우리는 이것으로 끝이다. 하룻밤 실내에 놔두었다가 숨이 좀 죽었다 싶으면 김치냉장고에 바로 넣어서 보관한다.
 
다음은 잎마늘 장아찌.

 


집뒤 텃밭의 마늘은 알이 들기 시작했다. 왼쪽 건 제대로 된 씨마늘을 심은 것이고, 오른쪽은 남해 벌마늘에서 씨하고 남은 자투리 쪽마늘을 심은 것이다. 집 안에 쎄고 쎈 게 마늘인데 이렇게 작은 걸 뭐하러 심느냐고 아내한테 잔소리 들어가며 심은 것인데 나름대로 뜻이 있어서 그런 것. 생식용이나 장아찌용으로 먹는 잎마늘은 너무 굵은 것보다는 자그마한 것으로 심는 게 더 나은 것 같다.  생으로 된장에 찍어 먹어도 좋고 나물 무쳐도 맛있다. 단맛이 나는 쌉싸름한 맛이라고 해야 할까?



통마늘로 장아찌 담는 건 연례행사지만 잎마늘은 처음이다. 비율은 엄나무순 장아찌와 똑 같다. 뽀얀 잎마늘이 벌써부터 식감을 자극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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