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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 살면서 담그기 시작한 장아찌. 처음엔 담는 방법을 잘 몰라 헤매던 옆지기도 누나와 형수의 도움을 받아 이제는 철마다 여러 종류의 장아찌를 담는다. 짜지 않게 담아 냉장 보관하는데 집에 오는 지인들에게 나눠 주면 다들 맛있다고 칭찬해 주니 아내도 즐거워하는 눈치다. 그 가운데 제일 인기있는 것이 '엄나무순 장아찌'다.
올해는 좀 이르게도 3월말에 엄나무순을 딴 적이 있는데, 우리 집 뒷산의 엄나무는 비정상적으로 순이 빨리 올라와 자칫하면 시기를 놓치기 쉽고, 양 또한 적어서 데쳐 먹기 바빴다. 집 근처 또 다른 곳의 자생 엄나무순이 지금 한창 제철을 맞았다. 이사 온 첫 해에 주변 산을 탐색하던 중에 발견한 것인데 엄나무순을 워낙 좋아하기에 이맘때 쯤이면 고생하며 산을 헤매고 다닌 보람을 만끽하고 있다.
남들은 표고물도 넣고 다시마물도 넣고 그런다는데 아내는 일반적이고 간단한 방법으로 달임장을 만든다. 진간장(2), 설탕.식초(각각1), 물(4), 소금(0.5)의 비율인데, 원재료 자체의 수분까지 감안하면 대체로 이 비율이 짜지 않고 알맞은 것 같다. 일단 달임장을 끓여서 식혀둔다.
다음으로 엄나무순을 용기에 차곡차곡 넣고, 식힌 달임장을 부은 뒤 재료가 떠오르지 않도록 무거운 돌로 눌러 둔다. 우리는 생 엄나무순을 그대로 사용하는데, 일 년이 지나도 아삭한 맛이 그대로 유지된다.
달임장을 여러 번 끓이면 국물이 탁해져서, 우리는 이것으로 끝이다. 하룻밤 실내에 놔두었다가 숨이 좀 죽었다 싶으면 김치냉장고에 바로 넣어서 보관한다.
다음은 잎마늘 장아찌.
집뒤 텃밭의 마늘은 알이 들기 시작했다. 왼쪽 건 제대로 된 씨마늘을 심은 것이고, 오른쪽은 남해 벌마늘에서 씨하고 남은 자투리 쪽마늘을 심은 것이다. 집 안에 쎄고 쎈 게 마늘인데 이렇게 작은 걸 뭐하러 심느냐고 아내한테 잔소리 들어가며 심은 것인데 나름대로 뜻이 있어서 그런 것. 생식용이나 장아찌용으로 먹는 잎마늘은 너무 굵은 것보다는 자그마한 것으로 심는 게 더 나은 것 같다. 생으로 된장에 찍어 먹어도 좋고 나물 무쳐도 맛있다. 단맛이 나는 쌉싸름한 맛이라고 해야 할까?
통마늘로 장아찌 담는 건 연례행사지만 잎마늘은 처음이다. 비율은 엄나무순 장아찌와 똑 같다. 뽀얀 잎마늘이 벌써부터 식감을 자극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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