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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에 삼순이가 새끼를 무려 다섯 마리나 낳았습니다. 세 마리는 깜둥이고, 두 마리는 흰둥이. 순식간에 대가족이 되었답니다. 예전에는 힘들게 출산해서 간헐적인 신음소리에 우리의 애간장이 녹았는데, 네 번째 출산인 이번에는 20여 분만에 짧은 외마디로 깽~ 하더니 강아지 한 마리가 순풍 나오더군요. 사실 좀 신기했어요.
이 무더위에 사서 고생 중인 다산의 여왕 삼순이. 혀를 쑥 빼물고 있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갑갑하기 그지없습니다.
삼순이의 출산으로 당사자보다 산바라지 하는 제가 더 분주해집니다. 당분간 좋아하는 참치 넣은 미역국을 매끼 챙겨 줘야 하고, 끼니 중간에 먹는 양 봐가며 간식까지 챙겨야 합니다. 수유 때문에 입 짧은 삼순이의 식욕이 가장 왕성한 시기니까요. 그기다 손바닥만한 강아지가 땅에 구르기라도 하면 삼순이가 목덜미를 물어서 보금자리에 넣어야 하는데, 우리 삼순이는 새끼가 부서질세라 그걸 못합니다. 그래서 자다가도 새끼의 낑낑거리는 소리가 나면 잽싸게 튀어나가는데, 새끼를 핧으며 안절부절 어찌할 바 모르는 어미의 모습은 정말 가관입니다.
강아지는 꼬물 꼬물 이쁘지만 온 마당을 헤집고 다닐 한 달 후, 그리고 어딘가로 입양 보내야할 냉정한 현실을 생각하면 우리 부부의 시름이 아주 많이 큽니다.
삼순이의 출산 후 더더욱 찬밥 신세인 봄이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삼순이 집을 어슬렁거리다가 신경이 곤두선 삼순이에게 몇 번을 오지게 물려서 지금 근신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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