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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여유/옆지기의 글

활자에서 만난 지인

by 내오랜꿈 2013. 9.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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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도서관에서 대출한 책은 거의 일본 소설류이고, 딱 한 권만 전국의 요소요소 싱싱한 식재료를 찾아 다룬 책이다. 우연하게 그 책에서 내가 아는 동네, 아는 사람이 등장하여 좀 반가웠다. 고흥산 석화(굴)를 다룬 쳅터다. 



 

필자가 본 그 때의 올망졸망한 아이들은 대부분 대처에 공부하러 나갔고, 이제는 두 아이만 남았을 만큼 세월이 흘렀다. 책 속의 흥부네 부부는 지금도 여전히 아이들 키우는 낙이 전부이다. 살림살이는 열심히 살아온 덕분에 규모는 커졌지만 빡빡하기 또한 고만고만하다. 그래도 옛 말 하며 살 만큼의 여유가 생겨 다행이랄까. 건강만 챙기면 더 없이 좋겠구만..



 

두어 페이지 뒤 또 아는 얼굴 발견. 지난 겨울, 석화나는 철에 굴막 사진 찍으러 갔을 때 만난 할머니가 안면 있다. 10년 전의 취재 사진임에도 그닥 변하지 않은 정정한 모습.

 

하나의 계절이 서서히 오는 게 아니라, 느닷없이... 확 다가온 느낌이다. 지금보다 좀 더 찬기운이 돌면, 여름 동안 텅텅 비어 스산했던 해안 마을의 굴막에도 굴 까는 아낙네들의 활기로 가득 찰 것이다. 제철이 오면 나도 다시 카메라를 들고 기웃거려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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