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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모습/농사

벌에 쏘이다

by 내오랜꿈 2013. 7.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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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잡는 일만 없다면 더위 때문에라도 아침, 저녁나절을 제외하곤 휴경기와 같은 시기다. 지난 주 못다 한 풀 정리를 위해 진주밭에 갔다. 햇살이 들어갔다 나갔다 함에 따라 사람 마음도 덩달아 들락날락 한다. 씨가 맺히기 전에 풀정리를 해야 하는데 마음만 바쁘다.

 



장인 어른께서 밭 가장자리에 둘러가며 심었던 배롱나무에 꽃이 피어 한창이고, 참깨도 꽃이 피고 꼬투리를 맺어 수확을 기다리고 있다. 




밭 가장자리를 따라 자생적으로 자라난 포도는 지난 겨울의 혹독한 추위에 일부는 얼어죽고, 일부는 살아남아 익기 직전이다. 초피나무 주변까지 뻗은 포도 넝쿨이 풀과 엉켜 어지럽다. 




이 포도나무 주변의 풀을 정리하다 날벼락을 맞았다. 벌집을 건드린 것이다. 순식간에 양손에 수십 발의 봉침을 맞았다. 특히 왼손이 집중 공격을 받았는지 금방 부어오르면서 극심한 고통을 동반한다. 그나마 얼굴이 아님을 천만다행으로 여기며, 하던 일을 대충 수습하고 집으로 가서 응급처치(라고 해봐야 얼음찜질 정도지만)를 하고 하룻밤을 보내고 나니 관절이 구부러지지 않을 정도로 심하게 부었다. 덕분에 일요일은 붉은 고추만 한 바구니 수확하는 것으로 일정을 마무리하고 집으로 돌아올 수밖에.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틀이 지난 오늘 아침, 손은 붓기가 많이 가라앉았다. 손가락도 자유자재로 구부렸다 폈다를 반복할 수 있을 정도다. 뭐, 이 정도면 한 번 더 맞을만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한다^^. 건강을 위해서 아내보고도 무료 봉침을 한 번 맞아보라고 권하니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소리라며 질색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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