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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모습/농사

고추 말리기

by 내오랜꿈 2013. 8.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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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날과 다름없이 햇살은 기세등등하지만 습한 기운이 없어서인지 생각보다 덜 더운 광복절 휴일이다. 올 여름은 가뭄이 심해 모든 작물이 힘겨워 하지만, 고추만큼은 병도 덜 하고 말리기 좋으니 이로운 점도 있다. 세상만사가 이렇듯 일장일단이 있는 법이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고흥 텃밭의 고추는 그리 많은 양은 아니지만 조금씩 모아서 태양초를 만들고 있다. 요즘 대부분의 농가들이 일차로 건조기에 넣은 후 볕에 널어 말리는데, 건조기가 없는 우리 집은 완전 태양초 모드다. 

 



고추를 따고 씻어서 물기를 뺀 후, 거실에 돗자리를 깔고 며칠 동안 후숙한다. 마당은 아무리 청소를 해도 우리 집 애물단지들의 털 때문에 내놓기 힘들다. 집안에서는 이렇듯 말랑말랑해지길 기다리는 고추가 대기중.

 



밖에서 태양 기운을 고스란히 받을 준비가 된 고추들은 이물질(강쥐들의 터래기)을 피해서 대나무 울타리 밖으로 나왔다. 가뭄에 콩나듯 지나가시는 동네 할머니들의 훈수는 모두 제각각이라 참고하기 혼란스럽다. 비 올 기미는 아예 없으니, 그냥 냅두면 저 알아서 잘 마르겠거나 한다. 강렬한 햇볕과 살랑거리는 바람이 무기인지라.....




오늘은 봄에 틈틈이 만든 묵나물도 바람 기운을 쏘인다. 예년 같으면 높은 습도에 곰팡이를 걱정했는데, 요즘은 기온은 높지만 공기는 건조하다. 날이 많이 가물긴 가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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