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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모습/농사

양파 모종 심기

by 내오랜꿈 2014.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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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도 올해는 김장 끝나고 더 바쁘다. 시골살이란 게 김장하고 나면 새해 농사 시작하기 전까지는 조금 한가한 편인데 올해는 너무 이른 김장이란 게 실감난다. 마늘도 파종해야 하고 양파도 심어야 한다. 메주도 쑤어야 하고. 메주야 조금 늦어도 괜찮지만 마늘 양파가 급하다. 추위에 강한 마늘보다는 잎이 있는 모종을 옮겨 심어야 하는 양파를 먼저 심기로 하고 모종을 주문했다.




9월 중순, 양파를 파종했었는데 싹이 하나도 나지 않았다. 종자 불량이었던 것. 씨앗을 구입한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가 보니 나 말고도 씨앗이 발아하지 않아 항의하는 사람들이 보였다. 종묘사에 전화하니 죄송하다며 환불해 준다고 했지만 씨앗 값 몇천 원 받자고 전화한 거 아니니 환불은 놔두고 다음에 그 가격만큼 자신있는 종자나 보내라 하고 말았다. 잊지 않고 보내줄려나 모르겠다.^^


인터넷 사이트를 뒤진 끝에 한 육묘장에서 파는 250구 트레이묘 2판을 주문했다. 트레이묘는 처음 사 보는 거라 걱정을 했었는데 오늘 아침 도착한 모종을 보니 이 지역 시골장에서 파는 것보다 모종 상태가 균일하다. 아마도 하우스 안에서 균일한 조건으로 영양분을 공급하며 키운 묘라서 그런 것 같다. 교과서적으로는 양파의 경우 모종의 직경은 7mm 정도, 길이는 30cm 전후가 알맞다고 하는데, 내 경험으로는 모종의 굵기가 7mm 정도 되면 길이는 거의 40cm를 초과하는 거대 모종이 되어 다루기도 어려울 뿐더러 꽃대가 올라오는 양파가 많이 생겨 상품성이 떨어지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직경 5~6mm 정도의 모종을 선호하는 편인데, 구입한 모종의 상태가 딱 그 정도다.




파종골을 만들고 하나하나 심어가다 보니 완벽한 거 같았던 양파 모종에서 약간의 문제점이 보인다. 하우스에서 자란 것이라 그런지 너무 연약해 조그마한 충격에도 목이 부러지는 경우가 생긴다. 양파 모종 심으면서 행여나 목이 부러질까 이렇게 조심하며 심기는 또 처음이다. 노지에서 키운 모종의 경우는 목이 꺽이기는 하지만 웬만해서는 부러지는 일은 없기 때문이다. 이곳 날씨는 아직 영하로 내려가려면 한참 남았기에 옮겨 심은 모종의 뿌리가 활착하기까지의 시간이 충분하지만 윗지방의 경우는 이렇게 연약해서는 추운 날씨에 견디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블로그나 까페 같은 곳에서 보면 양파 모종을 심은 뒤 겨울을 지나고 나면 얼어죽은 모종이 많다는 글을 자주 접하는데, 하우스에서 키운 트레이묘 모종을 쓸 경우 노지에서 키운 모종보다 그럴 가능성이 더 많지 않을까 생각한다. 중부 내륙지방의 경우는 한 번 고민해볼 문제가 아닐까 싶다.


250구 트레이포트 2판을 주문했는데, 심고 보니 전부 580여 개 정도 된다. 한 포트에 2~3개 자란 모종이 더러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직접 모종을 키울 경우 양파는 9개월의 대장정을 거치는 작물인데, 육묘 기간을 생략해도 앞으로 7개월간 나와 함께 해야 한다. 긴 호흡이 필요한 작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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