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살아가는 모습/일상

비 설거지

by 내오랜꿈 2013. 8. 18.
728x90
반응형


비는 참 얄궂다. 언제는 온다고 했다가 펑크내기 다반사고, 몇 날을 그렇게 애를 태우더니만 오늘은 느닷없이 왔다. 오후부터 올 것이라는 일기예보를 비웃기라도 하듯 새벽부터 소나기성 비가 한바탕 요란하게 내렸다. 기상청 예보를 믿지 않고 직감에 따라 말리던 고추를 어젯밤에 방으로 들여 천만다행이다.




인위적으로 열 번 물 준다한들, 한 번의 단비만 못하다는 걸 작물을 재배해 보면 자연적으로 알게 된다. 그간의 가뭄 해갈에는 턱없는 양이지만 목마른 이에게는 이나마도 감지덕지다. 창고 지붕을 타고 내려온 물이 큰 고무통에 금새 차버린다. 허드렛물로 오랫만에 마당 청소 시원하게 한판 하는 등의 비설거지를 신나게 해치운다.  




태양초 만들다가 서재에 들어온 고추는 전기장판을 약하게 조절하여 말리는 중이다. 자칫 말랑말랑해진 고추에 곰팡이라도 피면 큰일이기에. 날씨 사정 봐가며 고추 따기를 미뤘기에 양은 그리 많지 않다.

 



진딧물과 벌레에 솔찮게 시달림을 받은 옥수수를 몇 개 끊어와서 불 위에 올렸다. 옥수수 삶으며 김 오르는 소리, 냄새를 즐기고 있다. 비오는 여름날의 간식으로는 더없이 좋은 먹거리다.



728x90
반응형

'살아가는 모습 >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복산 산행에서 만난 사람...  (0) 2014.01.04
11월의 노래  (0) 2013.11.14
감서리  (0) 2011.10.31
농사는 하늘도 도와져야...  (0) 2011.08.24
삼순이, 쥐를 잡다  (0) 2011.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