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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모습/일상

삼순이, 쥐를 잡다

by 내오랜꿈 2011. 8.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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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는 고양이만 잡는 줄 알았는데, 과수원에서 삼순이가 들쥐를 잡았다. 제법 큰 녀석인데, 우리 밭의 감자, 고구마를 훔쳐 먹고 저렇게 살이 통통할까? 한창 알이 들기 시작한 고구마를 먹어대서 골치 아팠는데, 그 고민을 삼순이가 해결해 줄 수 있을까?


삼순이는 평소에 움직이는 것에 매우 민감하다. 개구리나 메뚜기는 심심풀이 땅콩이고, 고양이는 철저하게 적으로 인식한다. 과수원을 오갈 때 대숲으로 들어가면 십중팔구 고양이가 있다. 어머니 혼자 사실 때는 온 동네 고양이가 제집 드나들 듯 했다는데, 삼순이가 살고부터는 출입이 거의 없다. 작은 고양이는 삼순이의 공격대상이 되는데, 큰 고양이는 전력질주하여 달려가지만 고양이가 삼순이를 하찮게 여기고 터억 버티고 있으면 삼순이는 고양이를 그냥 지나쳐버린다. 왜냐면 삼순이는 주인 믿고 달려들긴 하지만 실상은 겁이 많은 아이니까. 언젠가 마당에 두꺼비가 나왔을 때, 자그마치 2시간을 갖고 논 적도 있다.

 



냄새를 맡기도 하고, 앞발로 툭툭 건드려 보기도 하고.... 두꺼비 걸음이 얼마나 느린가? 삼순이가 건드리거나 말거나 두꺼비는 묵묵히 제 갈길을 가고 삼순이는 그런 두꺼비를 따라간다. 시야가 미치지 못하는 풀숲에 가고서야 무장해제를 하는 삼순이.



여느 개처럼 남의 밭이나 집에서 노략질 하는 일이 없기 때문에 완전 자유방임으로 키우고 있다. 밭에 가도 작물 심은 곳은 절대 들어가지 않고 사람 다니는 고랑으로만 다닌다. 그래서 사람들이 많이 신기해 한다. 훈련시킨 적도 없는데 그러는 걸 보면 그것은 평소 삼순이의 우리 행동에 대한 세심한 관찰의 결과가 아닐까 하고, 나름대로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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