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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노래
김용택
해 넘어가면
당신이 더 그리워집니다
잎을 떨구며
피를 말리며
가을은 자꾸 가고
당신이 그리워
마을 앞에 나와
산그늘 내린 동구길 하염없이 바라보다
산그늘도 가버린 강물을 건넙니다
내 키를 넘는 마른 풀밭들을 헤치고
강을 건너
강가에 앉아
헌옷에 붙은 풀씨들을 떼어내며 당신 그리워 눈물납니다
못 견디겠어요
아무도 닿지 못할
세상의 외로움이
마른 풀잎 끝처럼 뼈에 스칩니다
가을은 자꾸 가고
당신에게 가 닿고 싶은
내 마음은 저문 강물처럼 바삐 흐르지만
나는 물 가버린 물소리처럼 허망하게
빈 산에 남아
억새꽃만 허옇게 흔듭니다
해 지고
가을은 가고
당신도 가지만
서리 녹던 내 마음의 당신 자리는
식지 않고 김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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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사이에
섬이 있고
사람 속에 창이 있다.
창을
닫을 것인지 열 것인지는
자기 속에 있는 것.
폐쇄와 개방을
마치 선악처럼 구분할 수는 없는 것.
받아들일 것인가,
즐길 것인가,
그것이 문제일 게다.
11월도 중반을 행해 달려가고 있다.
오늘은
옷 따뜻하게 입고
그 누군가를 향해
그 무엇을 향해
창을 열 것인지 말 것인지 결정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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