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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모습/일상

11월의 노래

by 내오랜꿈 2013. 1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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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노래

                                                                                             김용택 


해 넘어가면 
당신이 더 그리워집니다 
잎을 떨구며 
피를 말리며 
가을은 자꾸 가고 
당신이 그리워 
마을 앞에 나와 
산그늘 내린 동구길 하염없이 바라보다 
산그늘도 가버린 강물을 건넙니다 

내 키를 넘는 마른 풀밭들을 헤치고 
강을 건너 
강가에 앉아 
헌옷에 붙은 풀씨들을 떼어내며 당신 그리워 눈물납니다 
못 견디겠어요 
아무도 닿지 못할 
세상의 외로움이 
마른 풀잎 끝처럼 뼈에 스칩니다 

가을은 자꾸 가고 
당신에게 가 닿고 싶은 
내 마음은 저문 강물처럼 바삐 흐르지만 
나는 물 가버린 물소리처럼 허망하게 
빈 산에 남아 
억새꽃만 허옇게 흔듭니다

해 지고 
가을은 가고 
당신도 가지만 
서리 녹던 내 마음의 당신 자리는 
식지 않고 김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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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사이에 
섬이 있고 
사람 속에 창이 있다. 
창을 
닫을 것인지 열 것인지는 
자기 속에 있는 것. 

폐쇄와 개방을 
마치 선악처럼 구분할 수는 없는 것. 
받아들일 것인가, 
즐길 것인가, 
그것이 문제일 게다. 

11월도 중반을 행해 달려가고 있다.
오늘은 
옷 따뜻하게 입고
그 누군가를 향해
그 무엇을 향해
창을 열 것인지 말 것인지 결정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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