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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모습/생각

양파

by 내오랜꿈 2014.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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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종현씨가 생각하는 것처럼 단순해야 하는데, 곧 9개월에 걸친 땀이 충분한 보상을 받지 못하는 현실이 가슴 아파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게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는데 문제가 있는 거 같아요. (안 그래도 이 문제에 대해서 한 번 언급은 해야 할 거 같은데, 아직 정리를 못하고 있어서... 아래는 몇 마디 적다 만 것인데 일단 참고만 하시길...)


지금 대한민국에서 양파 농사는 이미 하나의 '산업'이 되어가고 있다. 대규모 경장지에 대규모 노동력을 투입하여 다량의 화학비료가 필요한 형태로 재배되는 산업으로. 여기서 산업이라 하는 것은 양파 농사에 동원되는 노동력은 대부분 일당노동자(계절적 임금노동자)로 충원되고 경작지는 소수의 지주(? 요즘은 지주라고 하면 좀 이상한가?)나 부농이 소유하고 있는 형태이다. 이들이 지역 농협에 큰 손으로 작용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으니, 지역 농협의 온갖 특혜를 다 받아 먹고 있는 형편이다.


그네들의 농사 방식도 보통의 양파 농사처럼 9개월간의 긴 호흡이 필요한 농사가 아니라 농협 육묘장에서 키운 보종을 사서 10월중순경에 심어 4월초나 중순경이면 수확하는 방식으로 재배한다. 6개월 동안 속성재배해서 누가 빨리 시장에 내다파느냐의 게임이 되어 버렸다. 이렇게 재배하기 위해서 투입되는 비료나 농약도 엄청나다고 봐야 한다. 


또한 양파의 굵기는 2,3,4월의 일조량과 수분이 영향을 미치는데, 전통적인 재배법이나 유기농에선 3,4월엔 웃거름이나 인위적인 수분 공급을 하지 않는다. 크기는 더 굵어질지 몰라도 조직이 단단하지 못하고 쉬이 물러지는 양파가 되기 때문이다.  이런 양파들은 금방 물러져서 오래 보관이 안 된다. 양파 맛 자체도 싱겁고 조직이 연하기만 한데 멍청한 소비자들은 여기에 길들여져 맵지 않고 수분이 많아서 좋다고들 한다. 화학비료 덩어리를 먹으면서... 이러니 산업화된 양파 농가는 오로지 굵기만 키우기 위해 2,3,4월엔 쉬지 않고 스프링쿨러를 돌리고 있는 현실이다. 


이런 농가들에게 양파란 그저 2천만원 투자해서 5백만원이 남느냐 천만원이 남느냐의 게임일 뿐이다. 재배면적 늘인 것도 다 그들 스스로가 늘인 것이다. 벼수확후 그 논에 양파 재배하면 농협에서 지원도 해준다. 그러니 점점 더 양파재배 면적은 늘어간다. 겨울철 창녕이나 의령 주변을 지나가보라. 전부 시퍼렇다. 양파 마늘이 자라는 들판 뿐이다. 원래 양파, 마늘은 알다시피 밭에서 키우는 작물이다. 그런데 요즘은 전부 논에서 키운다. 벼농사 끝난 논에 바로 양파 마늘 심을려면 어떻게 해야 하겠는가?


요즘은 땅도 너무나 피곤하다. 쉴 틈이 없으니. 벼 키우느라 영양분이 다 빠진 논에 화학비료를 쏟아붓는다. 그리고 양파, 마늘 재배한다. 습한 논에서 키우다보니 병도 많다. 그러니 농약도 많이 칠수 밖에 없다. 재배 면적이 늘어나다 보니 가격폭락의 위험도 더 커졌다. 습한 논에서 키우다 보니 병이 들어 전체가 내려앉는 경우도 있다.(2013년에 양파 값이 비쌌던 이유는 병으로 녹아버린 양파밭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양파값 떨지면 마치 농가 전체가 죽는 것처럼 아우성이다. 이유는 농협이 앞장서서 여론을 조성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다 지역농협의, 한 자리 하는 인간들이 양파 농사 짓고 있으니까. 실제로 소규모로 농사 짓고 있는 농가는 양파값이 좋아도 피해 보고 떨어져도 피해 본다. 안 좋을 때는 당연히 같이 피해보고 좋을 때는 농협이 대규모 농가 우선으로 수매하기 때문에. 영세 농가는 수매할 차례도 잘 돌아오지 읺는다.


생산자나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복지혜택이나, 생산자 지원이 진정으로 사회적 약자에게 돌아가야 하는데, 적어도 농사의 경우는 지역 농협과 결탁한 소수의 부농이나 지역 유지에게 집중되고 있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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