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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모습/농사

고추, 다섯 번째 줄 매다

by 내오랜꿈 2014. 8.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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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9일만에 제대로 된 햇빛을 구경한다. 기후조건이 이러니 점점 하우스가 아니면 농사 짓기가 힘들어진다. 아직까지는  노지재배가 대세인 고추나 참깨, 들깨도 하우스로 재배하는 날이 오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새벽부터 고추줄 매기에 나선다. 다섯 번째다. 비바람에 시달려 축 늘어져 있던지라 줄을 매면서 가지도 제법 잘라 먹었다. 남들은 탄저 때문에 뽑아내고 김장배추 심을 준비한다는데, 우리집 고추는 아마도 10월까지는 가야 할 것 같다. 생생하게 잘 자라고 있는 걸 일부러 뽑아낼 수는 없지 않은가.




그동안 선풍기와 전기장판 신세를 지던 고추도 밖으로 나왔다. 가지와 옥수수도 창고 지붕 위로 올라간다. 이제부터 가지는 생으로 먹기에는 조금씩 질겨지기 때문에 말려서 묵나물로 이용하는 게 더 효율적인 것 같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돌아가면서 취나물, 고비, 톳, 고사리


봄에 말려 두었던 취나물과 고사리 등도 밖으로 나왔다. 습기 때문에 눅눅해져 곰팡이가 필 수 있기 때문에 이렇게 볕 좋은 날을 그냥 보낼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고보니 벌써부터 겨울을 준비하는 셈이다.

 



지난 주에 파종한 쪽파가 파릇파릇하게 올라왔다. 아마도 우리 집 텃밭에서 9일 동안 비가 와서 좋았던 건 이 쪽파가 유일하지 않나 싶다. 다음 주 주말 쯤이면 이 쪽파로 해물파전이나 만들어 먹으면서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햇볕은 따갑지만 가을이 저만치 다가와 있다. 시간은 늘 이렇게 무심한 듯 흘러간다. 이 무심함 속에서 의미를 찾는 건 언제나 사람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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