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살아가는 모습/농사

당근, 단호박, 수박 수확하다

by 내오랜꿈 2014. 7. 28.
728x90
반응형


주말마다 비도 오고 일도 생기는 바람에 3주만에 찾은 진주밭. 아, 풀밭이다. 장마기간의 3주는 풀들에겐 그야말로 낙원이 따로 없었을 터. 둘이서 각각 낫자루와 호미를 들고 대충 작물과 풀을 구분할 수 있는 정도로 수습하는데만 한나절이 흘러가버린다. 얼마나 급하게 일을 했으면 사진 찍는 걸 깜빡했을 정도다. 그래서 사진은 참깨를 찍은 것 말고는 수확한 걸 집에 가져와서 찍은 것 뿐이다.




참깨밭과 들깨밭의 풀정리를 마치고 보니 고구마밭이 완전 전쟁터 같다. 이런! 멧돼지의 흔적이다. 아직은 알이 들지 않을 시기이기에 방심하고 있었는데, 허를 찔리고 말았다. 대충 수습하고 보니 한 70% 정도는 피해를 입은 것 같다. 허탈하다. 농협에 펜스 설치를 신청해 놓았는데, 이번 봄에 신청자가 너무 많아서 가을로 밀리는 바람에 심을까말까 고민하다 버리는 셈 치고 심은 것이지만 아쉬운 것은 어쩔 수 없다. 업친 데 덮친 격으로 땅콩도 누군가 파헤친 흔적이 있다. 까치의 소행인지 들쥐의 소행인지 100% 확실한 건 아니지만 경험상으로는 까치들이 몰려들기 시작한 것 아닌가 싶다. 누가 까치를 길조라 했나?




일요일은 풀밭으로 변한 호박밭과 수박밭에서 보물찾기를 시작한다. 중간중간 풀도 정리해가면서 찾아낸 게 수박 네 덩이와 단호박 스무 개 정도. 호박은 어느 정도 익은 것도 있지만 그냥 놔두기로 했다. 밭에서 후숙시키는 게 더 좋을 것 같아서... 




가지, 토마토, 오이도 대충 수습하고 붉게 익은 고추를 따기 시작한다. 아직은 아무런 병이 오지 않아서인지 전체적으로 상태가 깨끗하다. 어차피 햇볕에만 의지해서 말려야 하기에 어느 정도 말랑말랑해진 고추만 땄다. 붉다고 마구잡이로 땄다가는 말리다가 썪어버리는 게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당근밭으로 눈을 돌리니 몇 번 솎아내면서 풀정리를 했기에 그나마 이 밭에서 제일 상태가 양호하다. 원래는 7월초에 수확을 했어야 하는데, 장마기간이라 주말마다 비가 오는 바람에 수확이 늦어졌다. 큰 것 작은 것 가는 것 등 모두가 제각각이다. 마트 장바구니로 한가득인데 이걸 다 먹을려면 아무래도 당분간은 당나귀가 되든지 해야 할 판이다.


이 모든 일을 마치고 고흥으로 오는 길은 부산 모임에서 먹은 술까지 더한 탓에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다. 복날도 다가오는데 봄보신이라도 해야 할 것 같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