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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모습/농사

고추, 네 번째 줄 매다

by 내오랜꿈 2014. 7.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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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가 끝나자 고추들이 몸집을 키우고 있다. 아마도 앞으로 한 달이 고추 농사의 성패를 좌우하는 시간이 되리라. 20일 가까이 비가 오락가락 하는 습한 날씨를 견디었으니 재작년의 볼라벤 같은 큰 태풍만 없다면 올해 고추 농사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을 거 같다.




세 번째 줄을 맨 지 20여 일이 지나니 고추 선단부가 옆줄과 서로 겹칠 정도로 퍼진다. 다시 줄을 매줄 때가 된 것이다. 나의 경우는 고추를 키우는 동안 평균적으로 다섯 번 정도의 줄을 매준다. 8월말 쯤에 마지막 줄을 매준 뒤로는 선단부가 서로 겹쳐도 내버려둔다.




지난 주말에 딴 고추는 씻어서 말리는 중이다. 검은 그물망에 올리고 덮은 뒤에 3,4일 말리면 꾸덕꾸덕 할 정도로 마른다. 이때 그물망을 벗기고 햇빛에 노출시켜 3,4일 더 말리면 그야말로 100% 태양초가 된다. 




줄을 맨 뒤 깎은 잔디로 멀칭한 모습. 빗방울이 흙에 부딛혀 튀어오르는 걸 막아주기에 탄저병 예방에 한 몫 한다


주변에서 흔히 듣는 이야기가 고추 농사는 약 안 치면 '절대 안 된다'는 소리다. 글쎄, 왜 안 되는지 모르겠다. 5년째 약 안 치고 키우고 있지만 크게 문제된 적은 없다. 물론 탄저가 와서 따서 버리는 게 더 많았던 적도 있다. 하지만 작년의 경우 80포기 심어서 35근 정도의 건고추를 수확했다. 탄저가 오는 듯 했지만 고추 스스로 극복하고 이겨내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올해는 파프리카까지 포함해서 150포기 정도 심었는데, 아직까지 아무런 문제 없이 잘 자라고 있다. 내가 생각하기에 약을 안 치고 고추농사를 지으려면 일단 화학비료부터 주지 않아야 한다. 농약이 문제가 아니라 화학비료가 더 문제라 생각한다. 만병의 근원이 화학비료인 것이다(이에 대해서는 다음에...). 




마찬가지로 흔히 듣는 이야기 중 하나가 '요즘 태양초가 어디 있냐?'는 소리다. 물론 100% 태양초의 경우 나 같이 텃밭 재배에서나 가능할 수 있다. 대규모 농사의 경우는 하우스 등을 이용해야 한다. 건조기에 넣어서 말리는 '편안함'을 선택하는 게 요즈음의 추세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태양초는 절대 없다'는 소리는 하지 말았으면 한다. 지금 내 가까운 이웃 중에 약 3,000여 포기의 고추를 재배하면서 건조기의 힘을 빌리지 않고 하우스 건조로 대신하는 사람도 있다. 물론 날씨가 아주 안 좋을 때는 이웃집 건조기의 도움을 받는 눈치이기도 하지만 태양초로 만들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노력은 최대한 하는 것 같다. 자신이 하지 않는다고 남도 하지 않는 것처럼 쉽게 말하는 건 옳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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