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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아시는 분이 차 트렁크에 다짜고짜 실어준 쌀자루 입니다. 푸대자루를 보니 베스 낚시로도 유명한 드넓은 해창만 간척지에서 농사 지은 쌀 같습니다.
저희는 오랫동안 친정 아버지가 농사지은 쌀을 공으로 먹다가 3년 전 아버지께서 돌아가신 뒤부터는 직접 농사 지을 사람이 없어 그 땅을 임대해 주고 수확이 끝나면 벼를 여섯 자루 받습니다. 땅을 놀리지 않게 된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하는데, 그 정도가 친정 동네의 관례라고 굳이 받아야 한답니다. 그걸 방아 찧어서 형제들과 나눠 먹죠. 그리고 모자라는 분량은 아주 소포장 된 것으로 사먹고 있는데, 이렇게 큰 자루를 선물로 받으니 우선은 언제 다 먹을까 싶어서 걱정입니다. 더워지면 쌀벌레 걱정해야 하고, 안 그래도 비좁은 냉장고로 밀어 넣기도 곤란합니다.
그래서 가래떡을 좀 뽑아볼까 싶어 오늘 떡 방앗간에 갔습니다. 시루당 떡을 해주는데 쌀이 5kg 들어 간답니다. 그 공임은 이만 원. 쌀 한 되가 1.6kg 정도 되니까 5kg면 가래떡이 얼마나 될지 양의 가늠이 안 되네요. 게다가 저의 체감상 다소 비싼 듯한 공임비로 떡가래를 사먹고 말지 싶기도 하고요. 차라리 요즘 남편이 술 빚는 책을 열심히 보던데, 누룩 사서 막걸리를 빚어보라 할까 싶기도 하고...
공으로 생긴 쌀 한자루에 생각이 왔다 갔다 합니다. 으.. 줘도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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