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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여유/옆지기의 글

겨울 나기의 시작

by 내오랜꿈 2012. 1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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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날이 뉴스에서는 강추위라고 엄포를 놓지만 얼음은 커녕 서리 한 번 오지않은 이 곳 고흥에서는 딴나라 이야기 같습니다. 추위를 못견뎌하는 저인데도 옷 좀 껴 입으면 그럭저럭 견딜만할 정도니까요. 고유가 시대에 시골에서 기름 보일라를 때며 겨울을 나는 건, 마마보다 더 무섭답니다. 그래서 기름값을 아끼는 차원에서 마당의 화덕에 불을 넣어서 아침저녁에 두 번 더운 물을 데웁니다. 뒷산에 가면 정책적으로 벌목해둔 나무들이 군데군데 있어서 땔감은 충분해요. 벌목한 지 몇 년 된 탓에 손대면 톡~ 부러지는 가지들이 대부분이라서 화목보일러를 때는 동네분들은 거들떠도 안봅니다. 처음에는 남편이 양손에 감당할 만큼의 양만 밧줄에 묶어서 가져오고, 따라간 저 역시도 빈손으로 오기가 무안해서 어중간한 나뭇가지 하나 끌고 오는 정도로 몇 번 오르내렸는데 한계가 좀 있더군요, 그래서 지게를 하나 샀답니다. 익히 알던 나무 지게가 아니라 가벼운 알리미늄으로 만든 지게입니다. 

 

 


원하던 연장을 사줬더니 금방 창고에 나무를 차곡차곡 쟁여 주는 나무꾼 덕분에 저는 불때기를 즐기고 있답니다. 불을 쪼이면서 이 온기를 거실로 가져가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아쉬움에....

 

 


작은 화로도 하나 질렀습니다. 숯이 완전 재가 되기까지 4시간 정도 소요되는 이 화로 옆에서 독서하는 맛도 꽤나 달달하네요.

 


 

화덕에서 더운 물만 끓이는게 아니고요. 이렇게 누~런 호박 한덩이 푹푹 삶아 호박죽도 끓여서 아침에 요긴하게 잘 먹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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