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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딴 고추가 천막으로 들어가고, 첫물 고추가 천막 안에서 3일을 지낸 후 밖으로 나왔다.
콩과 배추 사이 고랑에 풀이 많이 자랐다.
고랑에 흙이 무너져 내릴까봐 풀을 뽑지도 못 하고 조심스럽게 풀 밑둥을 잘랐다. 이렇게라도 정리를 하니 속이 시원하다.
연작장해를 피할 요량으로 무우나 배추를 한 번도 재배하지 않은 땅에 씨를 뿌렸는데도 이파리에 구멍이 숭숭 뚤렸다. 다행히 생장점을 다친 것은 아닌 것 같다. 지들도 양심이 있으면 우리가 먹을 것도 남겨 둘 것이라 믿고 방치하고 있다.
콩밭은 모종을 옮기고 나서 주변의 풀을 베어 깔았더니 두 번 손갈 것이 없다. 며칠 전만 해도 꽃이 피는가 싶었는데 어느새 꼬투리가 맺혔다. 올해부터 직접 재배한 콩으로 된장을 담글 예정이니, 콩농사가 잘 되어야 한다.
이 대책없는 호박밭을 초토화시키기로 작정했다. 호박밭인지 풀밭인지... 오늘 목표는 저 감나무까지. 그런데 목표량의 반도 달성하지 못하고 두 손 들고 말았다. 찌는 날씨에 작물도 심지 않은 밭의 풀을 정리하려고 하니 도무지 흥이 나지 않는다.
고구마 밭 근처의 풀을 베다가 이제 막 알이 들기 시작한 고구마를 먹어치우는 걸 발견했다. 범인은 바로 쥐. 일단은 쥐약을 놓기라도 해야겠지만, 이 넓은 밭의 쥐들이 쥐약을 놓는다고 다 죽을 리도 만무하니 어느 정도는 자연의 몫이라고 치부해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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