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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모습/생각

냉소적 이성? - BBK의 후폭풍을 보면서

by 내오랜꿈 2007. 1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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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BBK의 후폭풍 1 - 내 편은 善, 네 편은 惡 

오늘 아침 <한겨레신문>의 칼럼인 <유레카>의 제목이 고명섭 기자의 "냉소이성"이다. '냉소이성'이라? 글쎄, '이성'이라는 게 있기나 한지 모르겠다. 지금 대한민국을 돌아보면 모두가 '내편, 네편'으로 갈라져 싸우고 있는 느낌이다. '내편'이 하는 일은 모두 善, '네편'이 하는 일은 모두 惡. 논리도 이성도 없다. 

검찰 발표 이후 이명박 지지선언이 봇물이 터지듯 넘쳐난다. 단연 압권은 한국노총의 지지선언일 게다. 그러나 그보다 대중의 관심을 끈 것은 일부 연예인들의 이명박 지지선언이다. 이명박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비난을 쏟아붓는다. '공인(?)이 그러면 되나?', '밥그릇을 위한 줄서기냐?' 등등. 그런데 한 번 물어보자? 연예인들이 왜 이명박 지지선언 하면 안 되는가? 정동영 지지선언 하는 것은 괜찮은가? 민주노동당 지지선언은? 

지난 2002년 대선과 2004년 4.15 총선 당시 박찬욱, 봉준호, 문소리, 오지혜 등 많은 영화감독들과 배우들을 중심으로 민주노동당 지지선언을 한 적이 있다. 이 지지선언이 어디 잘못되었는가? 이 지지선언을 두고 내가 기억하는 한 조선일보 같은 데서 '안티'를 건 적이 없다. 영화배우들이 무슨 정치에 참여한다는 식의 허접한 비난을 한 적이 없다(물론 있었는데 내가 못 보고 넘어갔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들, 연예인들도 누구를 지지선언할 권리가 있다. 이걸 인정해줘야, 상대편 지지선언을 인정해줘야 우리편 지지선언이 정당성을 획득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편 지지선언은 잘하는 것이고 상대편 지지선언은 골빈 놈들이 하는 짓이다? 2002년 대선때 노사모 회장까지 했던 영화배우 명계남씨는 이회창 지지선언한 연예인들을 일러 '닭(돌이었나?)대가리' 운운하는 발언을 해서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다. 자신은 노사모 회장도 모자라 전국을 돌며 노무현 선거운동까지 하면서 다른 연예인들이 이회창 지지하는 것은 닭대가리라서 그런 것이라니? 천박하기 이를 데 없는 사고방식 아닌가? 

난 이명박 지지선언하는 연예인보다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 지지 안 한다고 싸잡아 골빈 놈이라고 비난하는 명계남 류가 더 '한심한 이성'이라고 생각한다. 연예인들이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 지지하면 그냥 격려해주고, 좀 더 적극적으로는 음반 하나 더 사주고 그들이 나오는 영화 한 번 더 봐주면 된다. 다른 정당 지지하면 그냥 무시하고, 좀 더 적극적으로는 음반 안 사고 그가 나오는 영화 안 보면 그만이다. 이것이 논리의 일관성, 사고의 일관성, 행동(실천)의 일관성을 가진 이성적(합리적) 태도 아니겠는가?

한국노총, 이명박 지지 선언…노동단체가 가장 친기업 후보를? 

2. BBK의 후폭풍 2 - 존재를 배반하는 의식. 

한국노총에 관한 위의 기사를 보라. 대한민국에서 '네 계급대로 투표하라!'가 안 되는 이유를 자기 한 몸 불살라 보여주고 있는 조직이다. 

'노동귀족'은 돈을 많이 받는다고 노동귀족이라 불리는 것이 아니다(그러나 천박하게도 노무현부터 이 땅의 보수언론들까지 돈만 많이 받으면 노동귀족이라고 부르고 싶어한다) . 연봉 1억을 받는 노동자라 할지라도 사회적 약자, 일테면 자신의 직장에서 같이 근무하는 비정규직 동료들과 연대해 싸운다면 그는 훌륭한 계급의식을 가진 노동자다. 연봉 삼천만원 밖에 못 받는 노동자라 할지라도 동료의 어려움에 나몰라라 하고 좀 더 많은 연봉을 받기 위해 사측에 붙어 같이 근무하는 비정규직 동료들을 외면한다면 그는 노동귀족이다. 

끊임없이 존재를 배반하고픈 (계급)의식의 유혹. 그래서 대한민국의 선거는 맨날 누가 좋다, 누가 싫다가 된다. 어느 정당이 좋다, 어느 정당이 싫다가 아니고. 

‘BBK사건’ 검찰의 치욕, 수사의 ABC가 모두 빠졌다” 

3. BBK의 후폭풍 3 - 연장전이 남았다. 

축구 경기도 몇 백만이 함께 모여 길거리 응원을 즐기는 이 '스펙터클한' 민족이 대선 끝났다고 그냥 주저 앉을소냐. 벌써부터 이명박 특검이니, 검찰 특검이니 하는 소리가 국회 주변에서 들린다. 그들은 대선만이 목적이 아니다. 아니 솔직한 그네들의 속내는 대선이 목적이 아니라 내년 4월의 총선이 진짜 목적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BBK는 진실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들의 국회의원 당선을 위해서 필요한 존재로 남아있어야 한다.

그래서 'BBQ'의 브랜드 가치는 끊임없이 상승중이라나 어쩐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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