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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모습/농사

첫얼음 얼다

by 내오랜꿈 2011. 10.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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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 보니 집 마당에 서리가 내린 것 같았지만 아침 뉴스를 보니 울산의 아침 기온이 영상 4도로 나오기에 대수롭지 않게 넘겨 버렸다. 그러나 자연은 거짓말을 하는 법이 없다. 아침을 먹고 과수원 밭에 가서 배추에 줄 깻묵 액비를 물에 희석하려고 물통을 보니 얼음이 얼어 있다. 집 주변에 서리가 내린 듯한 흔적은 있었지만 100 미터도 안 되는 거리의 과수원에 얼음이 얼다니 참 신기할 따름이다. 




복사대류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이상하게도 이곳 과수원밭은 주변보다 아침 최저기온이 3~4도는 낮은 것 같다. 그래서 본의 아니게 고냉지 배추를 재배하고 있는 셈이다.^^  깻묵을 발효시킨 액비에 매실효소를 희석하여 배추, 무우, 당근에 영양을 공급해준다. 집을 비운 사이 돌보지 못한 양파 모종은 정식해서 제대로 자랄까, 싶을 정도로 여리지만 어제 본밭에 옮겼는데 뿌리를 잘 내렸으면 좋겠다.




밭의 제일 아랫쪽이라 거름기가 모여서 일까? 당근밭에 풀이 무성하다.  냉이는 남겨두고, 풀을 맸다.




잎부터 열매까지 내내 향긋함이 따라다니는 들깨를 건성건성 털고, 좀 더 말리기로 했다. 




수세미는 모두 땄다. 끝물이라 크기도 모양도 들쑥날쑥이다. 효소용으로 남겨둔 것인데, 생각보다 양이 얼마 되지 않는다. 




서리를 맞기 전에 줄기를 거둬서 묵나물 용으로 말릴 요량이었던 고구마 줄기가 하룻밤 새 홀딱 데쳐진 듯 풀이 죽어 있다. 미처 손이 닿지 않아 생각만으로 미루다가 못쓰게 되어버렸다. 혹시나 하여 호박을 살펴보니, 어제까지만 해도 싱싱했던 호박줄기마저 같은 꼬락서니다. 




아직 싱싱한 줄기의 것은 수확을 내일로 미루고, 줄기가 서리를 맞아 마치 뜨거운 물에 데쳐진 듯이 삭아버린 곳의 호박부터 보이는대로 따 모았다. 주먹만한 호박부터 달걀만한 호박까지 천차만별. 




할 일은 태산인데, 가을해가 너무 짧다. 어둠이 내려서야 집으로 와서 아내는 서둘러 저녁을 준비하고 나는 수확해온 것들을 정리하고 호박전, 호박나물로 차려진 저녁으로 허기를 채우는 가을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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