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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해는 들락날락 하고 예고도 없이 온 서리 때문에 마음만 분주해졌다. 주말에 비가 온다는 예보도 있고, 갈수록 날짐승들의 기승이 만만치 않아서 다음 주쯤 계획했던 고구마 캐기를 서둘렀다.
이곳 과수원밭 50여 평 정도에 심은 고구마 모종은 시비골 밭에 심고 남은 부스러기나 곁순 난 것을 자른 것 등 자투리 모종이어서, 심으면서도 제대로 자라줄까 의심이 갔었다. 그리고 풀매기 한 번 손 간 것 외에는 무관심 속에서 자란 셈인데, 자투리 모종이라고 무시했다 하마트면 올 겨울 고구마없이 심심할 뻔 했다.
고구마 줄기를 낫으로 걷어내고 고랑에 걸터 앉아 호미로 파기 시작한다. 며칠 전 내린 비로 땅이 촉촉해서 호미질이 그리 어렵지는 않다. 두더지가 만든 터널로 습기가 찼기 때문인지 썩은 고구마도 제법 있지만 자투리 모종으로 시작한 것 치고는 이 정도의 수확도 감사할 따름이다. 주먹보다 굵은 것, 엄지손가락처럼 가는 것, 날짐승들이 먹다만 것 등 모두 생김새는 달라도 선홍빛이 선명하다. 땅에서 금방 나와 흙 묻은 고구마지만 내 눈에는 그조차 빛이 나는 것 같다. 아마도 품종이 황금고구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햇빛 좋은 날에 하루이틀 일광욕을 시킨 다음 보관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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