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 모종을 정식해 놓고 비예보가 있기는 했지만 정작 기대에 못미친 강수량과 땡볕인 날이 계속 되었기 때문에 맨땅에 타 죽지는 않았는지 생사가 걱정스러웠다. 전날 부산의 친구집에서 두어 시간 눈 붙이고 운전을 하고 온 터라 몸이 무겁다.
모종을 정식 후 2주가 지난 고추의 상태다. 강하게 키운답시고 흙을 얇게 묻었기에 더러 몇 포기는 바람에 흔들려 옆으로 살짝 기울기는 했지만 한 포기도 죽지 않고 모두 잘 살아주었다. 이슬만 먹고도 이렇듯 뿌리를 잘 내린 고추가 너무 대견하다. 그러나 어지간히 가물었던지 풀도 제대로 자라지 못했다.
어제 너무 과음한 탓인지 컨디션이 엉망인 관계로 잠시 눈을 붙이는 사이, 아내와 처제는 참깨를 심기 위해 묵은 밭을 다듬고 조금 이르게 심었던 마늘 밭에서 쫑을 뽑았다. 간단한 것 같지만, 마늘쫑 뽑는 일은 중노동이다. 늦게 심은 마늘은 아직 쫑이 안올라왔는데, 봄가뭄도 심한 탓에 알이 굵어질지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점심을 먹고 고추 지지대 세우기와 묶기 그리고 참깨밭 만들어서 씨 뿌리고, 과실수 묘목 주변의 풀정리까지 일사천리로 해치운다. 과일 묘목 심은 밭에 뿌린 약초 싹이 나서 풀과의 구분이 조금씩 생기기 시작한다. 아무래도 짧은 시간, 너무 많은 일을 한 것 같다.^^
고추 지지대는 기존에 100개가 있었고 처제가 100개를 더 구입했다 하여 충분할 줄 알았는데, 그 묶음이 50개 짜리다. 부족분은 고흥집에서 대나무를 다듬어 와서 대체하기로 했다. 고추밭에 풀이 좀 빨리 자라 주어야 하는데, 나야할 곳은 더디고 봄에 씨앗 뿌린 곳은 풀천지고 그렇다.
고추 막대기가 모자라서 미처 못세운 거 마무리 해야 하고, 토마토와 오이에 지주 세워주는 일을 숙제로 남겼다.
지난 가을부터 먼길을 달려 마른 풀을 정리하고 밭을 만들었다. 횡~했던 빈 밭이 점점 작물로 채워져, 마음을 뿌듯하게 한다. 사진 오른쪽의 보이지 않는 황토밭에는 무엇을 심을지 고민이다. 고구마를 심으면 그만이지만 그놈의 멧돼지 때문에 엄두를 못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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