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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모습/농사

채소가게

by 내오랜꿈 2013. 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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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또 두시간 거리에 있는 진주밭에 갔다 왔다. 새벽 3시에 일어나 움직여서 밤 10시에 귀가했더니 하루가 너무 길게 느껴진다. 마늘쫑 뽑고 잎마늘용으로 심은 통마늘 좀 캐내고 오이 지지대 세우는 등 5월말에 해야 하는 거의 모든 농사일을 한 터라 온몸이 쑤신다.

 



감자잎이 많이 무성해졌고, 어떤 것은 꽃이 피었다. 꽃을 따주었는데 알은 얼마나 들었을려나...




대나무를 싣고 가서 지난 번 숙제로 남겼던 고추와 토마토, 가지, 오이 지지대를 세워주었다. 기세 좋은 토마토 순지르기 해주고, 지지할 곳이 없어 땅바닥을 기고 있던 오이를 묶어주었더니 몇 시간 지나니 않아 오후에는 스스로 하늘을 향해 고개를 빳빳이 든다.




여기는 시금치, 케일, 청치커리, 청경채, 엔다이브, 열무순 등이 자라고 있는 채소가게(?)다. 씨앗만 뿌려놓고 방치한 것 치곤 스스로 잘 큰 것 같다. 첫 수확을 하는 김에 인구밀도가 높아서 팍팍 솎아 주었다.




다른 채소들이 깨끗하게 자랄 수 있었던 건 청경채 때문이다. 제 한 몸 희생하여 벌레들에게 미끼가 되었는지 구멍이 숭숭. 유기농에서 청경채를 일러 왜 '유인작물'이라고 하는지 이 사진을 보면 실감할 수 있다. 덕분에 열무 등 다른 채소의 이파리가 놀라울 정도로 깨끗하다.




한쪽 구석의 부추밭. 베어와서 김치 담을려고 했는데, 집에 와서 보니 깜빡 했다.



 

호박도 열매를 맺었다. 주키니 호박은 달릴만 하다 생각되지만 단호박이 금새 달리다니 예상 밖이다.




몸체가 통통해질 준비를 마친 당근 또한 진즉에 손봤어야 했는데, 벌써 우람하게 자랐다. 솎음 시기가 다소 늦었긴 해도 10cm 정도 간격으로 알뜰이 뽑아주었다. 노지 당근은 정말 향이 좋다. 




돼지감자와 합방한 맷돌호박. 여기 뿐아니라 반대편에도 있는데 너무 많을려나? 낫으로 모기에 뜯겨가며 풀을 쳐주었더니 한결 말끔해졌다. 처제가 키우고 있는 개 두 마리는 풍산개와 진돗개를 반반 섞어놓은 아이들인데, 덩치가 커서인지 사료를 엄청 먹어대고 또 엄청 싼다. 덕분에 호박구덩이에 묻을 거름은 얘네들의 배설물로 해결. 그 덕인지 호박이 너무 잘 크고 있는 것 같다. 




작년엔 양파가 대풍이었는데, 올해는 겨울에 얼어 죽은 모종이 많아서 다소 흉작일 거 같다. 좀 늦게 심은 탓에 이제야 알이 들기 시작하는 중이다. 뭐,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수확을 기다린다.

 



늦게 심은 완두콩이 기대 이상이다. 강낭콩 너도 스스로 알아서 분발하길... 




풀잡기가 버거워도 우리는 절대 비닐로 멀칭하는 일은 없는데, 직접 옆에서 관리하지 못 하는 이상 우리 의견만 내세울 순 없는 법. 풀 잡을 걱정에 전전긍긍인 처제는 참깨밭에 비닐을 깔고 씨앗을 파종했다. 참깨순 반, 풀 반 서로 경쟁하며 싹을 틔웠는데 풀을 정리해 주었더니 새싹이 참하다.

 

 


좀 더 있다 개업할 과일 가게에는 자두, 앵두, 감, 포도, 수박, 참외 밖에 없어서 메뉴가 단촐하다. 무더위에 지친 여름날의 청량음료가 되리가 기대된다. 


정말이지 긴 하루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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