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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모습/농사

텃밭정경

by 내오랜꿈 2013. 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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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일찍 뜨니까 몸도 덩달아 반응한다. 달게 자고 개운하게 일어나니 최상의 컨디션으로 하루를 연다. 출근준비 하느라 조금 분주한 아침 시간인데도 일찍 일어나 밥 먹기 전에 텃밭에 있는 작물들과 눈인사 나누는 게 당연한 일상이 되었다. 

 



지난 가을에 뿌리고 남은 배추씨를 노지에 직파했는데 발아율이 썩 좋은 건 아니다. 그래도 이만하면 잘 키워 겉절이는 해 먹을 수 있겠다 싶었는데 방해꾼들이 있다. 배추에 흔히 많은 잎벌레류는 작년에 미리 만들어 둔 은행잎 발효액이 단단히 한 몫을 해주어 거의 잡은 듯한데 어떤 놈들의 소행일까?

 



자세히 보면 군데 군데 잎을 갉아 먹은 흔적이 보인다. 작년 김장 배추 기른 경험에 의하면 틀림없이 달팽이의 소행이겠구나 싶어서 흙을 살짝 헤집으니 아니나 다를까, 여기 저기 달팽이가 널렸다. 어제 오늘 이곳은 안개가 많고 습해서 물기를 좋아하는 달팽이에게는 천국이 따로 없는 조건인 셈.




아침에 잠깐 잡은 달팽이가 이만큼. 달팽이가  유기농에 있어 방제하기 힘든 해충이란 걸 배추를 기르면서 알았다. 개체수가 얼마나 많은지 아침 저녁으로 이슬 내렸을 때 잡아도 잡아도 끝이 없었다. 혀를 쭉 빼서 낼름거리며 잎사귀를 갉아먹는 완전 대식가다. 

 



작년 가을에 씨가 떨어져 발아한 고추 세 포기와 토마토 한 포기를 화분에 심어 겨울 동안 거실에서 우리 부부와와 동거동락 했다. 기름값이 무서워 조금 춥게 겨울을 났더니 고추가 완전 새끼 손가락만하게 달렸다. 햇빛을 좋아하는 작물인데 거실창에 드는 볕만으로는 부족했나 보다. 날이 좀 풀려 땅에 옮겨 심었는데, 들쑥 날쑥한 봄 기온에 정신을 못차리고 있는 것 같다.




토마토도 아직은 잘 자랄 수 있는 생육 상태가 아니라서 '삐리리' 하다. 궂이 열매를 보겠다는 생각은 아니었고 재미 삼아 심었는데, 이래저래 고생만 시키는 거 같아 미안할 따름이다.




양배추는 작년 늦가을에 심어 노지에서 그대로 방치된 채 겨울을 났다. 얘가 제일 잘난 놈인데, 통을 안기도 전에 꽃대가 올라올 기미가 보이기에 데쳐서 열심히 쌈으로 먹고 있는 중이다. 조금 억세기는 하지만 달고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그래도 앞으론 절대로 비교적 따뜻한 고흥 기후대를 믿고 늦가을에 양배추를 심는 우를 범하지는 말자고 다짐한다.

 



번식력이 좋은 방아가 군데군데 새끼를 쳤지만 가차없이 뽑아서, 된장 끓일 때 넣어 잘 먹고 있다. 요만큼만 남겨도 충분하니까.




제피(정식 명칭은 초피)순도 장아찌 만들려고 조금 따 모으고 있는데 며칠 사이에 꽃이 피었다. 지금 잎이 야들야들할 때 어린 배추를 살짝 데쳐서 젓갈 무침 양념에 쫑쫑 썰어 넣으면 좋은데, 정작 배추가 자라질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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