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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모습/농사

고추, 토마토 모종 아주심기

by 내오랜꿈 2019. 4.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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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공학의 비약적 발전 덕분에 세포 노화의 비밀까지 밝혀내 '신의 영역'(하지만 난 무신론자다!)이라던 '영생의 길'마저 파헤치는 시대라지만 날씨만큼은 아직 인간이 어찌하지 못 하는 하늘의 영역이다. 지난 겨울은 예년보다 상당히 따뜻한 편이었는데 3,4월 봄 날씨는 온탕과 냉탕을 드나들듯 오락가락하고 있다. 20여 일 비 한 방울 내리지 않는 봄가뭄도, 여름철마냥 국지적 기습 강우도, 태풍 같은 비바람도 몰고 다니는 것. 특히 4월 초의 기온은 최근 몇 년을 통틀어 가장 낮은 것 같다. 아마 내 기억으로는 이곳에 사는 십 년 동안 4월 초에 잠깐이나마 최저기온이 영하로 내려갔던 적은 처음인 것 같다. 덕분에 지난 주말, 진주 중앙시장에서 사 두었던 고추, 토마토, 가지 모종은 본의 아니게 일주일씩이나 '모종 굳히기' 작업을 한 셈이 됐다.



▲ 고추 모종. 모종을 구입할 때는 웃자라지 않은, 대가 굵고 짧은 모종이 좋다. 잎 색깔도 너무 시퍼런 녹색은 요소 비료에 찌들었다는 뜻이니 연두빛이 나는 잎색을 고르는 게 좋다. 


고추, 토마토 등 가지과 작물 모종 심기에서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요소는 냉해 피해 여부다. 심고 난 뒤 서리가 내리면 안 되는 것은 당연하고 가급적이면 최저기온이 5℃ 이하로 내려가지 않아야 한다. 특히 제1화방에 꽃이 핀 고추나 토마토 모종을 옮겨 심는다면 최저기온은 10℃ 이상이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석과나 기형과 등의 피해를 입을 수 있다. 만약 꽃이 핀 상태에서 10℃ 이하의 기온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다면 차라리 1화방에 맺힌 열매나 꽃을 따 버리는 게 훨씬 더 성장에 도움되고 궁극적으로는 수확도 더 많이 할 수 있다. 기형과나 석과를 키우느라 소모하는 에너지를 식물체 생장에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플라스틱 포트에 갇혀 있는 모종을 경화시킨다는 명목으로 마냥 놓아둘 수는 없기에 주말 동안 옮겨 심기로 했다. 다행히도 앞으로는 최저기온이 5℃ 이하로 내려가지는 않을 것 같고, 꽃도 이제 막 봉오리가 맺히고 있는 중이라 냉해 피해를 심하게 입을 것 같지는 않다. 기상청 예보 또한 다음 주 중반 이후로는 최저기온이 10℃ 이하로 내려갈 날이 거의 없다고 하니 일단 믿어보기로..... 자급자족이 목표인지라 늘 심던 양이다. 고추 종류 125포기, 토마토 20포기, 가지 5포기. 오이 같은 박과 작물은 너무 이르기에 4월 말경에나 심을 예정이다.



▲ 토마토 포기 간격은 늘 심던 대로 50~60cm를 유지했지만 고추는 30cm로 줄였다.


올해는 고추 심는 간격에 약간 변화를 줬다. 토마토나 가지는 늘 심던 대로 포기 간격을 50~60cm 정도로 유지했지만 고추는 30cm로 줄였다. 고추의 경우 여름철 날씨에 따라서는 9월에 들어서면 탄저병이 올 확률이 높기에 간격을 넓혀 봐야 그 효과를 제대로 보기도 전에 뽑아내야 할 수도 있기 때문. 사과발효식초나 과산화수소수, 매실발효액 등으로 탄저병 방제를 위해 나름대로 노력하지만 날씨에 따라서는 100% 방제가 어려울 때도 있다. 내 경험으로는 기상조건에 따라 2년에 한 번 꼴은 약하게든 심하게든 탄저가 번지는 것 같다. 방제방법만 제대로 지킨다면, 예컨대 비 온 뒤에는 농도를 조금 짙게(200~300배 희석) 뿌려주고, 예방 차원으로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묽게(400~500배 희석) 뿌려주면 방제가 가능한데 고추농사에 목숨 걸어야 하는 전업농이 아니다 보니 대충 방제하는 시늉만 하기 마련. 더군다나 올해는 늘 텃밭만 쳐다보고 있을 조건이 안 될 것 같기에 좀 배게 심어서 빨리, 많이 수확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 계획대로 될지는 뭐 하늘의 뜻이 반일 테니 기다려보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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