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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모습/농사

봄당근 키우기

by 내오랜꿈 2018. 5.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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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 파종한 지 70일째. 발아일을 기준으로 하면 50~55일 정도다. 당근은 발아적온인 15~25℃에서는 일주일이면 발아하지만 4~10℃에서는 15~30일 정도 걸린다. 온도에 따른 발아편차가 그만큼 크기에 당근은 파종일이 아니라 발아일을 기준으로 생육상태나 수확적기를 판단한다. 연작장해도 없는, 오히려 같은 땅에서 계속 재배할수록 생육상태가 더 좋아지는 당근이지만 온도에는 아주 민감한 작물인 것. 수확적기인 발아 후 100일이 지난 뒤 생육한계온도인 28℃ 이상에 노출되면 뿌리가 더 이상 굵어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뿌리 형태가 흐트러지고 표피가 거칠어진다. 수확기 온도가 고온일수밖에 없는 봄파종 당근은 수확시기를 잘 지켜야 한다는 말이다.



▲ 당근 이어짓기에 따른 뿌리 무게의 변화(출처:국립농업과학원)


그렇다고 봄파종 당근 재배가 마냥 나쁜 것만은 아니다. 대부분의 봄파종 작물은 여름철 장마를 버텨내기 힘들지만 당근은 미나리과 작물답게 습해에는 비교적 강한 편이다. 4월 말까지 서리가 내리는 중부내륙 산간지방이 아니라면 우리 나라 어디에서나 봄파종 당근 재배도 충분히 가능하다.



▲ 당근 발아 40일째

▲ 당근 발아 50~55일째. 솎아주기(두번째)


발아한 뒤에도 언제 자라나 싶을 만큼 당근은 성장 속도가 더디다. 당근은 발아한 뒤 40일은 지나야 그런대로 꼴이 갖춰지고 60일이 지날 즈음이면 5월 말의 기온과 맞물려 자라는 모습이 하루가 다르게 눈에 들어온다. 자라는 속도에 따라 솎아주기가 필요한데 보통 발아 뒤 40일 정도에 애벌솎기를 하면서 포기 간격을 2~3cm로, 55일 정도에 두 번째 솎기를 하면서 포기 간격을 5~7cm로, 70일 정도에 마지막 솎기를 하면서 포기 간격을 10~15cm 정도로 유지한다. 서로 경쟁을 시키면서도 자라는 공간을 확보해 주기 위해서는 잦은 솎음이 필수인 것.



▲ 파종 65일째 대파 자라는 모습


당근 파종골 사이에 뿌린 대파도 자람이 더디기는 마찬가지다. 당근과 같은 날에 파종했으니 당근보다 자라는 속도가 더 더딘 셈. 어쩌면 봄파종 작물은 시간과의 싸움이요 인내력 테스트 같기도 하다. 도무지 자랄 생각을 않는 걸 쳐다보며 한두 달 애태우다 보면 어느 순간 '언제 이렇게 자랗지?' 하며 놀래곤 한다. 알면서도 매번 애태우고 매번 감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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