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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주석 사망 소식과 함께 찾아온 그해 여름은 무더웠다. 공덕동 언덕, 효창공원 한 귀퉁이 3층 옥탑방의 밤은 하루 내내 저장한 열기로 숨쉬기조차 어려울 정도였지만 서른 언저리 팔팔한 청춘들의 아지트로서는 부족함이 없었다. 전쟁 위협을 호도하는 미디어의 호들갑에도 아랑곳없이 사나흘이 멀다 하고 우리는 모였고, 술을 마셔 댔다. 돌이켜보면 내 거친 이십대를 마감하는, 서른의 신고식 같은 것이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로...
그렇지 않아도 쉬 잊혀지지 않는 그해 여름, 1994 여름이 요즘 자주 호출된다. 지독했던 그 여름을 닮은 무더위, 그리고 덤으로 내 기억 한 자락으로 축약된 24년이란 시간도 함께.
사진출처:<노컷뉴스(http://file2.nocutnews.co.kr/newsroom/issue/2018/07/23/20180723185312490_000_prev.jpg)>
타들어가는 텃밭의 작물들이 안쓰러운 오늘, 두 죽음을 동시에 접했다. 어떤 죽음이 안타깝지 않으라먄 한순간 "어리석은 선택과 부끄러운 판단"으로 말미암은 오늘 당신의 선택이 가지는 무게와 가치가 당신이 살아서 만들어냈을 무게와 가치보다 더 크고 무겁기를 바랄 뿐이다.
영면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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