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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여유/여행

매물도 낚시여행 - 둘째날

by 내오랜꿈 2009. 10.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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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물도에서의 둘째날

일출은 못 보고, 일어나자 마자 혼자서 마을 뒷산인 장군봉을 향했다. 장군이 군마를 타고 있는 형상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는데, 매물도에서 가장 높은 산이라지만 그 높이는 고작 210m로 정상까지 0.8km 밖에 안 되는, 그야말로 가벼운 산행길이다.
 
 


 
지천으로 핀 야생화 군락지와 원시림이 차례로 이어진 산길을 쾌활한 걸음으로 올랐다.
 
 


산 정상에 오르니 폐허가 된 해군기지가 흉물스러워서 옥의 티지만, 멸공이 강조되었던 그리 멀지 않은 과거에 어선 납치 문제 같은 안보 상황이 중요시 되었던 적이 있었다 한다. 주변의 크고 작은 섬들이 그야말로 한폭의 그림 같다. 맑은 날 조망이 가능하다는 대마도가 어느 것인지 알아야 행운임을 알지. 발 아래 절벽이 장관으로 조심스럽게 내려다보니, 그저 아찔하다.

 


누군가 알려주지 않아도 분명하게 소재지 파악이 되는 소매물도와 등대섬은 한마디로 CF나 영화 촬영지로서 선호할 만큼 내셔널지오그래픽스런 풍경이었다. 마음의 훈김을 느끼며 수더분하게 아침 바다를 한참동안 바라보다가 하산을 서둘렀다. 민박집에 도착하니, 일행들이 아침식사를 준비하느라 부산스럽다.

 


 
12시 반경에 섬을 나가는 통영행 페리호를 기다리는 넉넉한 오전. 해녀들이 물질한 자연산 굴과 전복은 전날 들었던 관광객(또는 낚시꾼)들이 끼리끼리 통통배를 이용해 섬을 떠날때 한 꾸러미씩 팔려나갔다.

 


고향이 매물도인 한 아줌니가 마을집을 수리하여 민박으로 꾸며 살 계획이라는데, 땅값보다 섬에서는 자재운반 비용이 더 많이 든다 하니 수긍이 간다.

 


막상 섬을 떠나려고 하니, 여느 여행처럼 무리한 일정으로 욕심 부리지 않았음에도 1박2일이 시원섭섭하다는 표현이 적절한 듯하다. 오는 배 안에서도 멀미의 일종인지 여전히 꾸벅거렸고, 여객터미널 근처 서호시장 뒷골목의 유명한 원조 시락국밥을 끝으로 통영에서의 일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written by 느티 | 2006/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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