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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모습/농사

고추, 토마토, 파프리카 씨앗 파종

by 내오랜꿈 2017. 1.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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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소비를 주목적으로 하는 텃밭재배에서 고추나 토마토, 파프리카 등의 자가육묘는 꽤나 귀찮고 힘든 일이다. 무엇보다도 육묘 기간만 세 달 가까이 걸리는지라 어지간해서는 엄두가 나지 않는다. 때맞춰 5일장이나 종묘상에 가면 작물별로, 품종별로 입맛대로 고를 수 있는 세상이니 긴 육묘기간이나 기술적 어려움이 아니더라도 모종 키우기를 마다할 이유는 충분하다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나는 몇 년째 가지과 작물 모종 키우는 것으로 한해를 시작한다. 공부하는 셈 치고 하는 일인지라 하우스나 온열상 같은 변변한 육묘시설도 없이 실내에서 키우는 게 전부지만 어느덧 안 하면 허전한 일상이 되어 가고 있다. 씨앗 파종에서부터 옮겨심기까지 길면 세 달, 짧아도 60~70일 동안 자라는 모습을 매일 들여다보고 있으면 모종 하나하나마다 애정이 샘솟는 느낌이다.



▲ 영양고추연구소에서 분양받은 수비초(영고4호), 칠성초(영고5호), 유월초(영고10호), 토종(영고11호) 고추 씨앗.


고추는 해마다 '대촌'이란 품종을 재배했는데 올해는 씨앗을 준비하면서 경북농업기술원 영양고추연구소에 영양고추 씨앗 분양 신청을 해서 수비초, 칠성초, 유월초 등 토종 고추 씨앗 4종류를 분양받았다. 역병 내병성 품종을 키우다 해발고도 400미터 정도의 산간지대에서 주로 재배되는 품종인지라 바닷가 인근에서 잘 자랄 수 있을지 살짝 걱정되기도 한다. 그래도 한꺼번에 다 주저앉지 않는 한 한해 먹을 건고추 정도는 건지겠지' 하는 마음으로 길고 긴 고추 농사를 시작한다.



▲ 파종일수에 따른 고추 발아 모습. 삽화 출처 : 경북농업기술원 영양고추연구소

   (http://db.gba.go.kr/sub02/sub01_view.php?info_no=218&kind_code=08)


고추 씨앗은 온도 조건에 따라 발아일 및 발아율에서 차이를 보이는데, 25~28℃ 사이를 발아 최적 온도로 본다. 우리 집 겨울철 실내 온도는 18~20℃ 정도. 트레이포트에 비닐을 씌우거나 한낮 직사광선 조건에서는 25℃ 이상 올라갈 때도 있지만 평균기온으로 따지면 20~22℃ 정도가 아닐까 싶다. 최적 조건에서 평균 발아일수는 5~7일 정도라는데 우리 집 실내조건에서는 빨라도 10일 정도 걸린다. 파종한 뒤 본잎이 나올 때까지는 아무래도 최적 조건에서보다 시간이 좀 더 걸리는 셈이다. 일단 발아한 뒤 본잎이 나오면 육묘 조건을 낮에는 햇볕의 도움을 받아 25℃ 이상, 밤에는 20℃ 정도로 유지할 수 있으니 고추 육묘시 권장하는 온도와 어느 정도 맞아떨어진다. 따라서 소규모 육묘라면 가정집 실내에서도 별다른 시설없이 충분히 가능하다.



▲ 고추 발아 모습(파종 14일째)


1월 중순, 고추 씨앗을 하루 정도 물에 침지하여 싹틔우기 작업을 한 다음 트레이포트에 직파했다. 수비초, 칠성초 각각 50구, 유뤌초, 토종 각각 20구씩. 나름 신경쓴다고 했는데도 온도가 낮으니 발아가 완료되는 데까지 수비초, 유월초는 10일~12일 정도, 칠성초는 11~13일 정도 걸린다. 겨우 50립인지라 표본으로서의 가치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칠성초가 수비초에 비해 발아일이 하루 정도 늦는 것 같다. 최적조건에서도 이러한지는 영양고추연구소에 한 번 문의해 보아야겠다. 


고추와 며칠 시차를 두고 파프리카, 토마토, 가지까지 파종을 마쳤다. 고추처럼 품종이나 색깔을 따지면 이것들도 10 종류가 넘는다. 4월 중순 본밭에 옮겨심기가 목표니 3개월의 긴 장정이 시작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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