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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모습/농사

양배추, 브로콜리, 케일 모종 옮겨 심기

by 내오랜꿈 2017. 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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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고 가는 계절이 서로 힘 겨루기를 하는 때. 여전히 살얼음이 어는 아침을 맞이하는 날도 있지만 한낮 햇살은 이미 성숙한 봄날의 따가움으로 넘친다. 이 정도면 양배추 종류는 노지에 옮겨 심어도 충분히 견디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게 만드는 날들이다. 더불어 몇 년의 경험치도 이제는 괜찮다고 꼬드긴다. 이제 양배추나 브로콜리가 동사할 정도의 추위는 없을 거라고...



▲ 파종한 지 35일 된 양배추, 브로콜리, 케일 모종.

▲ 본밭에 옮겨 심은 뒤 뿌리 주변을 짚으로 멀칭하는 정도가 혹시 있을지도 모를 꽃샘추위에 대비할 수 있는 전부다.


양배추, 브로콜리 파종한 지 35일이 지났다. 본잎이 5~6잎째 올라왔으니 밖으로 나가야 할 때이긴 하다. 행여 있을지도 모를 꽃샘추위가 도를 넘을지 걱정이긴 하나 다 자란 모종을 마냥 껴안고 있을 수도 없으니 볕 좋은 날 골라 본밭으로 옮겨 심는다. 올해 처음으로 본밭에 심는 모종들이다. 교과서적으로는 실온에서 자란 모종은 옮겨 심기 전에 며칠 낮은 온도에서 경화시키는 적응기간을 거치라고 하는데 제 먹을 거 키우면서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는 않아 바로 옮겨 심었다.


이론적으로 양배추 종류는 십자화과 작물 중 비교적 그루타기 현상이 심한 탓에 이어짓기를 삼가라고 하는데 오늘 옮겨 심은 이십여 포기의 모종이 자리한 곳은 지난 가을에도, 봄에도 양배추 종류를 길렀던 곳이다. 이어짓기로 얼만큼 피해를 보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내 먹는 데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잘 자라주고 있으니 굳이 좁은 밭에서 돌려짓기 순서를 고민할 이유가 없다. 아마도 나에게 익숙함은 늘 약간의 손해와 맞바꾸어도 괜찮은 가치로 인정받는 덕목인 것 같다.



▲ 지난 가을 늦게 파종한 월동 브로콜리. 곁가지들이 한창 자라고  있다.


새로 심은 모종 옆에선 지난 가을에 심은 월동 브로콜리가 한창 곁가지를 키우고 있다. 월동 브로콜리 재배의 장점 중에 하나는 여러 번 수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메인 꽃봉오리를 수확한 뒤에도 곁가지가 자라기에 수시로 작은 꽃봉오리를 수확할 수 있는 것. 봄재배에서는 수확할 즈음, 장마철의 습한 기운과 고온으로 인해 쉽게 기대하기 힘들다. 춘분이 다가오면서 장일조건에 가까워지고 온도가 올라가면 바로 꽃을 피울 테니 먹을 수 있는 날도 얼마 안 남았다. 아직 밭에 남아 있는 양배추, 브로콜리를 부지런히 거두어 먹어야 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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