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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모습/농사

김장배추 옮겨 심기

by 내오랜꿈 2016. 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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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초순, 겨울이 일찍 찾아오는 산간내륙지방에서는 이미 김장배추 모종을 다 옮겨 심었겠지만 남도 해안지방에서는 이제 한창 옮겨 심는 중이다. 해마다 열흘 정도의 시차를 두고 두세 차례로 나누어 심는데, 혹시나 겨울이 너무 일찍 오면 어쩌나 하는 염려 때문이지만 노란 속배추의 아삭거림을 조금이라도 일찍 맛보려는 욕심도 무시 못 하는 이유일 것이다.



▲ 파종 8일째

▲ 파종 21일째


한창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8월 중순, 100여 개의 김장배추 씨앗을 포트 파종했다. 늘 하는 일이라고는 하지만 모종 키우기는 사실 꽤 귀찮은 작업이다. 대부분을 35℃를 오르내리는 폭염 기간에 트레이포트에서 키워야 했던 터라 거의 매일 들여다보며 물을 주어야 했다. 창고에서 굴러다니는 망사모기장을 씌운 탓인지 메뚜기나 잎벌레들의 공격을 거의 받지 않고 예쁘게 자란 것 같다. 뙤약볕에 놓아 둔 것이라 웃자라지도 않았다.



▲ 김장배추 옮겨 심기

▲ 25일 전 옮겨 심은 것과의 비교

▲ 옮겨 심은 김장배추와 무(파종 12일째)


모종은 키우는 게 문제지 심는 것이야 순식간이다. 35~40cm 정도의 간격을 잡아 홈을 파고 하나씩 넣으면 끝. 3~4일 정도만 메뚜기나 달팽이, 굼벵이 등에게 목을 잘리지만 않고 버텨준다면 이후에는 잎벌레나 배추벌레들에게 다소 시달려도 자라는데 크게 문제될 건 없다. 땅이 건강하고 쓸데없이 비료만 남용하지 않는다면 잎벌레나 배추벌레의 공격을 충분히 이겨낼 정도로 튼튼하게 자란다.



▲ 8월 13일 옮겨 심은 김장배추. 결구가 진행되고 있다.

▲ 8월 초순 옮겨 심은 양배추


10월 중순 수확용으로 20여 일 전에 미리 옮겨 심은 배추와 비교하면 언제 저렇게 자랄까 싶기도 한데 10여 일만 지나면 하루 햇볕이 다르다는 걸 매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갓 옮겨 심은 저 가녀린 모종이 20여 일 만에 결구를 준비할 정도로 자라는 동안 내가 한 일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면 확실히 농사는 사람이 아니라 자연이 짓는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된다. 이제 내년 봄 수확용으로 키우고 있는 브로콜리 모종만 옮겨 심으면 가을 파종은 대충 마무리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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