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살아가는 모습/농사

허브 키우기(2) : 로즈메리, 두 달 만에 발아하다

by 내오랜꿈 2016. 9. 10.
728x90
반응형


텃밭에 몇 가지 허브 종류를 키우고 있다. 바질 종류, 오레가노, 타임, 라벤더, 스테비아, 페퍼민트, 로즈메리 등 일고여덟 가지 정도 된다. 허브향을 아주 좋아하거나 특별한 목적이 있어서가 아니라 텃밭 작물을 키우는데 해충기피제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바질이나 오레가노는 키운 지 몇 년 되었고, 페퍼민트나 라벤더, 타임은 작년부터다. 몇 종류 안 되지만 키우다 보니 허브마다의 각기 다른 생태적 특성을 서서히 느껴가고 있다.



▲ 페퍼민트

▲ 다크오팔바질

▲ 스위트바질

▲ 오레가노

▲ 타임


일단 허브는 보통의 작물들에 비해 발아기간이 너무 길다. 텃밭작물의 경우 빠른 것은 3~4일이면 싹이 트며, 보통은 일주일 정도고, 늦어도 열흘 정도면 대부분 발아한다. 그런데 허브는 빠른 것이 7~10일 정도고, 늦는 것은 한 달 이상 걸리기도 한다. 싹을 틔우기 위해 파종하고 나서 한 달 이상 수분이 유지되도록 매일 들여다보며 관리한다는 게 막상 해 보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농사 짓는 입장에서는 반드시 싹을 틔워야만 하는 작물 씨앗도 매일 들여다보기 힘든데 반쯤은 '안 되면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키우기 마련인 허브이기에 더더욱 힘든 일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 로즈메리(5주가 지나서 발아한 것과 55일이 지나서 발아한 것) 발아 비교


지난 7월 초순, 몇 가지 허브 씨앗들을 파종했었다. 대부분의 허브 종류들이 20℃ 이상의 고온에서 발아율이 좋다고 하기에 한여름 파종을 시도한 것. 발아기간을 살펴 보면 다크오팔바질과 페퍼민트가 8~10일 정도 걸렸고, 타임이나 라벤더가 12~15일 정도 걸렸다. 함께 파종한 로즈메리는 한 달이 지나도 도무지 발아할 기미를 보이지 않더니 5주가 지나서야 1포기가 발아했다. 한 포트에 5~6개의 씨앗을 넣었는데 겨우 한 포기만 성공하는가 싶더니 보름 전쯤 또 다른 포기가 발아했다. 로즈메리의 긴 발아기간에 대한 악명이야 익히 들어 알고 있었기에 두 포기만 건져도 나름 성공이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며칠 전부터 포기하고 있던 나머지 씨앗들이 떡잎을 밀어올리고 있다. 파종한 지 두 달 만에 발아하는 씨앗이라니... 한 포기가 일찍 발아하지 않았더라면 과연 두 달 동안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이 포트에 물을 주면서 관리를 지속할 수 있었을까? 경험상 한 번은 할 수 있지 두 번은 하고 싶지 않은 로즈메리 발아시키기다. 다행히 로즈메리는 내한성도 강하고 꺾꽂이 번식이 가능하니 또다시 파종할 일은 없을 듯하지만.



▲ 다크오팔바질 꽃

▲ 스위트바질 꽃


허브는 처음 시도하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한 번 키우기 시작하면 재배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는 것 같다. 별다른 병해가 없고 독특한 향으로 인해 벌레들이 기피하는 탓에 발아만 성공한다면 그 다음부터는 텃밭에 방치해도 알아서 잘 자라는 편이다. 로즈메리나 오레가노, 타임 등은 월동이 가능하기에 한 번 자라기 시작하면 너무 무성하게 번지는 걸 정리해야 할 정도이고, 바질이나 페퍼민트 등 월동하지 못 하는 것들은 가을에 떨어진 씨앗이 알아서 발아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왕에 키우는 거 내년부터는 이 허브들을 이용해서 각종 병충해 방제를 위한 농업적 활용을 본격적으로 시도해볼까 싶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