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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모습/농사

감자, 더디지만 순조롭게...

by 내오랜꿈 2016. 5.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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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나 고구마 농사를 일러 흔히들 건달 농사라 부른다. 다른 작물에 비해 큰 수고로움 없이도 수확 가능한 농사란 뜻이다. 마늘, 양파 농사를 포함시키기도 하는데 땅속에서 자라는 구근 식물이기에 병충해에 강하고 풀과의 경쟁에서도 쉽게 굴복하지 않는 강인함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 감자밭. 왼쪽 네 줄은 수미감자, 오른쪽 네 줄은 두백 감자.


3월 초에 심은 감자. 내륙 산자락에 위치한 밭이라 서리 피해가 우려되는 까닭에 조금 깊게 심었다. 최대한 새순이 나오는 시기를 늦추고자 하는 의도였는데 심는 사람의 의도를 너무 잘 받들어서 그런지 감자 싹이 늦게 나왔다. 심은 지 두 달 가까이 된 감자 싹이 아직 앳되다. 그렇지만 빈 데 없이 거의 대부분 싹을 내밀고 있다. 오밀조밀하고 아기자기한 모습이지만 싱싱한 연두빛 새순들이 더없이 예쁘다. 수확의 많고 적음을 떠나 시퍼런 녹색이 아닌 연두빛 새순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하다.


그렇지만 남부지방에서 자라는 5월 초순의 감자순 치고는 여린 건 사실이다. 강원도나 경북 북부의 고랭지 농사에 비할 바는 아니겠지만. 의도한 건 아니나 절로 '하지감자'가 될 거 같다. 잘해야 6월 말 수확이고 늦으면 7월 중순에 수확할 수도 있다. 장마 같은 기상조건이 변수로 작용하겠지만...



▲ 수미감자

▲ 두백감자

▲ 같은 밭에서 같은 시기에 심었지만 가꾸는 주인이 다르기에 공장형 유기질 퇴비를 먹고 자라는 감자.


그래도 한 달에 한 번 돌봐도 되는 농사가 어디 흔한가. 봄 파종 여름 수확 농사로는 감자밖에 생각나지 않는다. 장마에 필적하는 잦은 비가 걱정되긴 하지만 수확철에 오는 것보다는 지금 오는 게 낫긴 하다. 아무런 화학비료나 유기질 퇴비의 투입 없이도 모든 악조건을 이겨내고 잘 자란다는 걸 보여주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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