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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근처에 살면 일 년에 한두 번, 눈먼 갯것들을 줍는 행운을 누릴 수 있다. 해마다 음력 1,2월의 사리때는 조수간만의 차가 가장 심할 때다. 보통 2월 말에서 4월 중순 사이에 두 번 정도 만날 수 있는데, '모세의 기적'이니 뭐니 하며 축제를 알리는 때이기도 하다. 올해는 지난 3월 10일과 오늘(4월 8일)이 가장 물이 많이 빠지는 날이다.
▲ 물 빠진 갯바위
▲ 톳
▲ 미역
집에서 차로 5분 정도 가면 해수욕장 인근의 갯바위가 나온다. 이곳에서 큰 욕심 부리지 않고 1년 먹을 톳, 미역을 채취하는 게 일차적인 목표다. 덤으로 물 빠진 바위 틈을 손으로 더듬다 보면 눈먼 해삼과 돌게(민꽃게), 성게가 더러 잡히기도 한다. 돌게는 어찌나 억센지 장갑 낀 손가락을 물리는데도 제법 아프다.
▲ 돌게(민꽃게)
▲ 해삼
1시간 30분 정도 움직였을까? 옆지기가 1박스의 톳과 미역을 채취하고 마감한다. 그 사이 나는 십여 마리의 민꽃게와 몇 마리의 해삼 그리고 성게를 주웠다. 해삼은 손바닥 만한 것과 그보다 좀 작은 것들이고, 민꽃게는 이 정도 크기면 아주 큰 편이다. 1년에 한 번 즐기는 갯것 채취이자 재미삼아 나온 것 치고는 꽤 흥겨운 수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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