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작부체계
고추 재배 시 아주심기 시기와 생육 초기인 5월의 기온은 생육 적온보다 낮아서 뿌리 내림 및 초기 생육이 불량하고 조기 수량이 떨어지는 문제점이 있다. 고추의 터널조숙재배는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터널이라는 간이시설을 이용해서 생육 중기인 6월 중·하순까지 보온을 하고 이후에는 노지재배와 같이 관리하는 방법이다<그림 5-4>. 터널조숙재배는 생육 초기에 지온과 터널 내부의 기온을 높여 뿌리 내림과 지상부의 생육을 좋게 하므로 조기 수량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노동력이 많이 소요된다.
나. 육묘 관리
○ 파종
파종은 전열온상을 설치해 하는 것이 좋으며, 파종 시기는 아주심기 예정일로부터 육묘 일수를 역산해 정한다. 파종량은 필요량의 20% 정도를 더 뿌린다. 씨앗은 30℃ 내외의 미지근한 물에 10시간 정도 담가 놓은 다음 물에 적신 천에 싸서 28~30℃ 정도 되는 곳에서 싹을 틔워서 파종하는 것이 발아가 균일하고 빠르다. 싹을 틔운 씨앗은 점파하거나 습기가 있는 모래를 혼합해 6~8㎝ 간격으로 줄뿌림 한 후 흙을 덮고 충분히 물을 준 후 발아될 때까지 밀폐해 온도와 습도를 높게 유지한다. 발아 후에는 환기를 시켜 과습하지 않도록 하고 이때 온도가 너무 내려가지 않도록 주의한다.
○ 이식 및 묘상 관리
파종 후 30~35일이 지나 본잎이 1~2장이 될 때 연결 포트로 옮겨심기를 한다. 옮겨 심을 때에는 떡잎이나 본잎이 상하지 않도록 주의한다<표 5-7>. 이식은 연결 포트를 이용하거나 육묘상에 직접 이식하는 방법이 있다. 육묘상에 직접 이식하는 경우 식물체의 키가 매우 크고 포장에 아주심기 할 때 뿌리 잘림이 많아 관수 조건이 불량한 포장에서는 고사율이 높다. 연결 포트를 이용할 경우 육묘 장소의 바닥을 잘 고르고 볏짚을 2~3cm 두께로 깔면 냉기가 차단되고 상내에 적절한 수분 유지가 가능하며 광합성도 촉진된다. 최근 육묘상은 전열선을 깔고 그 위에 상토를 2~3cm 두께로 펼쳐서 투명비닐을 깔고 옮겨심기 묘를 배치한다.
옮겨 심는 작업은 바람이 없고 따뜻한 날을 택하고, 옮겨 심은 다음에는 20℃ 정도 의 물을 주어 뿌리 내림이 잘 되도록 한다. 일단 옮겨 심으면 뿌리의 기능이 일시 정지해 시들기 때문에 차광막으로 해가림을 해주어 시드는 것을 막아주고 뿌리 내림이 되면 걷어준다.
옮겨 심은 뒤부터 아주심기를 할 때까지 특별히 주의해야 할 것은 지제부가 잘록 해지면서 쓰러져 말라죽는 모잘록병인데, 이 병은 지온이 낮거나 묘상이 다습할 때 주로 발병한다. 모잘록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오염되지 않은 상토를 사 용하고 과습을 피하며 온도를 25℃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묘상에 물을 줄 때에는 조금씩 자주 주는 것보다는 20℃ 정도의 물을 한 번에 뿌리 밑까지 젖도록 충분히 주어 온상 내 온도가 급격히 내려가는 것을 방지한다. 물주는 작업은 오전 11시에서 오후 1시 사이에 기온이 상승했을 때 하며 물을 줄 때 장시간 온상을 열어 놓으면 강한 햇볕에 어린모의 잎이 타게 되므로 물을 주는 대로 덮어주도록 한다.
○ 적정 포트 크기 및 육묘 일수
터널재배에 알맞은 포트 크기와 육묘 일수는 <표 5-8>과 같다.
포트 크기는 36공(6×6포트)보다 25공(5×5포트)에서 육묘한 것이 초장, 엽수, 경경 등 묘 소질이 좋다. 육묘 일수에 있어서도 포트 공수가 적을수록 육묘 일수를 길게 하는 것이 묘 소질이 좋다. 포트는 연결 트레이라 해 36공인 경우 36공을 2개 연결해놓아 일반적으로 72공이라고 칭한다.
그러나 아주심기 후의 생육은 포트 크기와 육묘 일수에 따른 차이가 크게 없었으며, 전체 수량은 25공의 경우 육묘 일수를 길게 할수록 조금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36공에 있어서는 오히려 육묘 일수를 50~60일 정도로 짧게 할 경우 높아졌다. 따라서 포트 크기 선정에 있어서 25공 70~80일 육묘한 모종을 사용하면 육묘 기간을 단축해서 저온 등 불량 환경을 피할 수 있고 초기 수량을 높일 수 있으며, 묘상 면적을 적게 하기 위해서는 36공 포트에 50~60일 정도 육묘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본다.
○ 모 굳히기(경화)
아주심기 시기가 가까워지면 지금까지 온상에서 알맞은 온도와 수분 속에서 자란 모를 경화시켜야 한다. 모 경화는 아주심기 일주일 전부터 실시한다. 특히 터널재배는 4월 하순경부터 조기에 아주심기를 하므로 모 굳히기를 하지 않으면 저온 피해를 입을 우려가 크다. 모 굳히기는 먼저 야간에 육묘상 내의 보온덮개를 걷어주고 점차 보온 피복비닐을 제거하고 마지막으로 하우스 측면을 비닐을 걷어 올려 외부 환경과 같은 상태로 해준다. 초기에는 외부 온도가 높다고 장시간 열어 놓으면 잎이 탈 염려가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다. 본포 관리
○ 비료 및 이랑 만들기
아주심기 3주일 전 퇴비, 석회를 포장 전면에 뿌려준 후 깊이갈이를 하고, 아주심기 10일 전에 3요소를 비료한 후 다시 로터리를 해 비료가 고루 섞이도록 한 후 이랑을 만든다. 비료량은 인산은 전량을 밑거름으로 주고 질소와 칼리는 40%를 밑거름으로 하며 나머지는 4회로 나누어 웃거름으로 주도록 한다<표 5-9>.
이랑의 넓이는 토양의 비옥도나 품종에 따라 다르지만 터널재배에서는 보통 150~160㎝가 적당하다. 이랑의 높이는 배수가 잘 안 되는 곳에서는 20㎝ 이상으로 해 장마 시 침수 피해를 방지토록 한다.
○ 이랑비닐 피복
이랑비닐 피복은 아주심기 3~4일 전에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이랑을 만들면 비닐 피복을 바로 하는 것이 토양 내 수분과 지온을 유지하는 데 좋다. 사토의 경우, 이랑을 만든 이후 비닐피복을 하지 않으면 수분 증발로 인해 아주심기 후 가뭄의 피 해를 받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랑 비닐피복은 대부분의 농가에서 투명비닐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이는 흑색 비닐을 사용할 경우 터널 내부의 기온이 투명비닐보다 높기 때문에 고추가 고사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흑색비닐을 사용하면 <그림 5-6>에서 보는 것과 같이 투명비닐보다 내부 기온이 다소 높지만 아주심기 후 바로 환기 구명을 뚫어 주므로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투명비닐도 환기를 바로 시켜주지 않으면 고온 피해를 받으므로 흑색이든 투명이 든 아주심기 후에는 바로 환기를 시켜주는 것이 중요하다.
아주심기 후 초기 생육<표 5-10>은 지온이 높은 투명비닐에서 뿌리 내림이 양호해 흑색비닐에 비하면 초장, 경경의 생장이 다소 좋다. 생육 최성기 때에는 잡초가 발생하지 않아 뿌리와 양분 경합이 없는 흑색비닐 피복이 생육에 좋다.
수량성은 투명비닐 피복 시 초기 수량이 조금 많으나 중기 이후에는 흑색비닐 피 복 재배가 생육이 좋아 총 수량에서는 투명비닐과 흑색비닐 피복 간에 큰 차이가 없어서 잡초 발생이 되지 않는 흑색비닐로 피복하는 것이 경제적이다.
○ 터널 만들기
아주심기 후 바로 터널비닐을 씌울 수 있도록 터널을 만들어 두어야 한다. 터널은 길이 1.8m, 두께 4㎜의 강철로 된 철사를 사용해 80~120cm 간격으로 꽂아두고 유 인 끈으로 철사를 상부, 좌우 측면에 3단으로 고정한다.
○ 재식 거리
재식 거리는 품종이나 토양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이랑과 골 폭 150~160㎝, 주간 거리 30~40㎝ 간격으로 2열로 심는다. 재식 거리를 30㎝로 줄이면 경경이 가늘어지고 주당 수확 과수가 적어지지만 단위면적당 재식 주수가 많기 때문에 10a당 수량을 높일 수 있다(표 5-11). 그 이상으로 밀식할 경우 병해충 방제나 수확 등의 작업이 불편하고 탄저병 등 병 발생이 증가하므로 가급적 지나친 밀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 아주심기 시기 및 방법
터널재배는 비닐을 씌우기 때문에 아주심기 시기를 앞당길 수 있지만 늦서리가 내 리는 시기를 피해야 한다. 터널 비닐을 씌웠기 때문에 서리에 대해 안전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최저 온도가 0℃ 이하로 떨어지면 터널재배라도 서리의 피해를 줄이지 못한다. 조기에 아주심기를 하는 것이 초기 수량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되지 만 10일 정도 일찍 심는다고 해서 생육이나 수량이 좋아지지는 않는다<표 5-12>. 아주심기를 할 때는 육묘상에 심어져 있는 줄기 지제부까지만 심도록 한다.
서리의 피해를 받아 고사한 주는 바로 보식하더라도 이에 따른 노동력과 종묘비가 추가로 소요되기 때문에 소득에는 불리하다. 그렇기 때문에 중산간지에서는 서리로부터 안전하다고 판단되는 5월 상순경에 심어서 안정 생산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 일라이트부직포 터널재배
터널재배에 사용되는 투명비닐 대신 일라이트부직포를 이용하면 서리 피해를 예방할 수 있고 아주심기를 7~10일 정도 앞당길 수 있다. 농약 절감과 6월 중순까지 우박 피해를 방지할 수 있는데다 환기 작업이 불필요하며 수확량도 9~12% 정도 증수한다.
일라이트부직포 터널재배 시 육묘 일수는 90일 정도 해야 한다. 제거 시기는 6월 중·하순경 고추가 일라이트부직포에 닿은 후 제거하고 탄저병과 진딧물을 방제해야 한다. 제거 이후 지주를 설치해 유인을 해준다. 일라이트부직포는 3년 정도 사용할 수 있지만 초기 비용이 많이 소요된다는 단점이 있다.
○ 골 피복
골 피복은 제초제 사용을 지양하고 제초 노력을 줄이기 위해 부직포, 흑색비닐, 볏짚 등으로 고추 골을 피복하는 것을 말한다. 골 피복을 하게 되면 잡초 방제뿐 아니라 토양 수분의 보전, 탄저병, 역병 등 병해 발생을 경감시키는 효과가 있다. 점질토양에서 볏짚, 왕겨의 골 피복은 수분을 흡수해서 볏짚이 있는 한곳에 모이게 되어 배수를 방해하므로 수분 장해 및 역병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하며 흑색비닐이나 부직포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사토 및 사양토는 흑색비닐, 흑색부직 포, 짚, 왕겨 등 모든 재료를 사용할 수 있다.
○ 측지 제거
고추는 1차 분지점 이하에서 대체로 4~5개의 측지가 발생한다. 우박 피해로 생장점이 없는 고추의 분지는 9~11개의 측지가 발생한다. 노지재배의 경우 재식 주수가 많아 측지 제거를 하지 않으나 측지를 방치하면 주지의 분화가 늦어지고 통풍이 불량해서 병해충이 많이 발생할 수 있고, 발생했을 때 약제 방제가 어렵다. 측지를 제거할 때 3회에 걸쳐 제거하는 것이 과의 크기와 품질을 높일 수 있다<표 5-13>.
○ 환기
터널재배는 노지재배와 달리 아주심기 후 바로 터널 비닐을 씌우기 때문에 고추 포기 바로 위에 ‘V’형으로 구멍을 뚫어 환기가 잘 되게 한다. 고추가 자라 비닐에 닿을 무렵 위로 올라올 수 있도록 원형으로 구멍을 크게 뚫어 주고 6월 중·하순경에 측면비닐도 완전히 제거해 통풍과 농약 살포 등과 같은 작업이 용이하도록 한다.
○ 웃거름 주기
질소와 칼리는 40%만 밑거름으로 주고 나머지 60%는 생육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아주심기 후 한 달 간격으로 4회 나누어 준다. 1, 2차 웃거름은 초세를 확보하기 위해 질소질 비료 위주로 비료하고, 포기 사이에 일정한 간격으로 구멍을 뚫어 조금씩 넣어준다. 3, 4차 웃거름은 헛골에 뿌려 주고 칼리질 비료의 양을 늘려 준다. 점적관수 시설이 설치된 밭에서는 800~1,200배의 물비료를 만들어 관수와 동시에 비료하면 효과적이다<그림 5-10>.
○ 유인
터널재배는 노지재배와는 달리 초기에는 고추가 비닐의 구멍을 통해 위로 올라와 골주와 비닐이 지지를 해주므로 유인을 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고추가 크게 자라면 터널 양쪽에 2.4~3.6m 간격으로 지주를 꽂고 유인 끈으로 고정해서 아래로 처지지 않도록 한다. 이때 철근을 사용할 경우 수확 작업 중 눈을 다칠 위험이 있으므로 주의한다.
○ 장마 대책
장마 시에는 침수 피해와 역병, 탄저병의 발생이 많으므로 이러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사전 대책으로 물 빠짐이 나쁜 밭은 이랑을 20㎝ 이상 높게 만들어 물이 잘 빠지도록 하여 밭에 물이 고이지 않도록 한다.
장마와 함께 각종 병이 발생하므로 장마가 오기 전에 역병과 탄저병 등의 약제를 예방적으로 살포하는 것이 비 온 다음 여러 번 살포하는 것보다 효과적이다. 그리 고 장마 기간 중에는 광합성 능력이 낮아지기 때문에 식물체가 연약해지기 쉬우므로 요소 0.2%액을 5~7일 간격으로 2~3회 살포해 세력을 회복시켜 주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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