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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모습/세상

운전면허시험 개선안을 보면서...

by 내오랜꿈 2016. 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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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부터 운전면허시험이 지금보다 어려워지니 어쩌니 하는 뉴스가 반복된다. 하루면 딸 수 있다는 운전면허시험이고 보면 쉬운 시험이 수많은 '김여사', '김보복'을 양산했다는 비난을 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오죽했으면 중국으로부터 자국민에게는 한국 체류기간에 운전면허시험을 응시할 수 없도록 해 달라는 정부 차원의 공문까지 받았을까. 그런데 막상 경찰청에서 발표한 면허시험 개선안이라는 게 한두 가지 코스 늘리고 의무교육시간 몇 시간 늘리는 게 전부다. 기존 취득자와의 형평성 차원에서 갑자기 너무 어렵게 하는 건 반발이 따를 것이라는 이해를 전제하더라도 이 정도 개선안 가지고는 그 수많은 '김여사', '김보복'을 줄일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이건 단지 '스킬'의 문제가 아니라 '마인드'의 문제가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라 할 수 있으니 마인드를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들어간 개선안이 필요하지 않을까? 독일이나 북유럽처럼 운전면허를 따는데 몇 개월이 걸리는 나라도 있고, 그 기간 동안 배우는 게 단순한 '스킬'이 아니라 자동차 운전이 자신과 내 이웃 사람들의 삶에 미치는 영향이 어떤 것인지를 배우는 시간이라는 걸 반영한 개선안 같은 것 말이다.



▲ 삼순아, 세상엔 너보다 멍청한 사람도 많아!


자동차 운전면허시험을 생각하면 이명박 정부의 '규제완화' 소동이 생각난다.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운전면허시험 간소화 조치라는 것도 MB정부 시절 규제완화조치의 일환으로 시행된 것이다. MB정부 시절의 규제완화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가 '전봇대 철거' 사건이다. 전봇대 철거 사건이란 이명박 당선자가 전남의 대불산업단지를 시찰할 때 산단내 물류수송의 비효율을 가져온 게 특정 전봇대였다고 하면서 이의 철거를 지시하고 이틀 만에 철거했다는 내용이다. 그러면서 노무현 정부 5년 동안 하지 못한 일을 자신의 말 한마디로 5시간 만에 해결했다면서 MB정부의 경제개혁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던 상징적 사건이다. 단순한 민원해결성 이벤트 하나를 놓고 경제개혁의 모토로 삼았으니 그 결과가 비참할 것임은 두 말 하면 잔소리. 이 소동을 보면서 들었던 생각. "저 인간 머리 속엔 도대체 뭐가 들었기에 저렇게 단순할까?'였다. 별로 든 게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았지만.



▲ 진짜?


MB정부 시절의 그 수많았던 '규제완화'는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 5년 동안 무엇을 했길래 이제는 또 '규제개혁', '규제철폐'를 외치고 있을까? 정권의 나팔수로 전락한 지 오래인 방송을 동원해 마치 '규제개혁'을 하지 않으면 한국경제가 당장 내일이라도 무너질 것처럼 나발을 불어 대고 있는 걸 보니 MB의 전봇대 철거 사건이 자연스레 오버랩된다. MB보다 더 든 게 없어 보이는 인간의 머리 속에서 나오는 수준이란 건 생각만 해도 끔찍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방송에 나오는 건 다 사실이라고 믿어버리는, 순진한 건지 멍청한 건지 모를 인간들이 너무 많다는 사실은 끔찍함을 넘어 공포스럽기까지 하다. 이런 인간들이 쪽수를 앞세워 뽑는 정치인들이라는 게 어떤 수준인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게 오늘 대한민국의 현실이기에.


운전면허시험 개선안이랍시고 똑같은 내용을 아무런 비판 없이 앵무새처럼 중요한 뉴스인 양 보도하는 방송매체들을 보면서 드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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