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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모습/세상

해고 예고 통보서

by 내오랜꿈 2014. 1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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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주민들의 모욕을 견디지 못한 경비원 이씨가 분신 자살했던 압구정동 신현대아파트의 경비원들에게 이런 종이 쪼가리가 한 장씩 전해졌다.


'해고 예고 통보장'





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이씨의 죽음으로 아파트의 '명예'가 훼손되었다며 현재의 용역업체와 계약을 종료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저곳에 사는 '고상한' 분들은 집값을 '명예'라고 부르나 보다. 자신의 죽음 때문에 동료들이 모두 해고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이씨의 마음이 어떨까? 그 분이 부디 하늘 아래를 내려다보지 않았으면 한다. 죽어서까지 이 더러운 꼬라지를 보지 않았으면 해서...


우리 사회가 '계급사회'라고 하면 '무슨 시대착오적인 마르크스주의 이론이냐'며 입에 게거품을 물 사람들이 대부분이겠지만 그들도 자신들이 환경미화원이나 경비원보다는 우월한 계급적 지위를 가졌다고 생각하고 살아가는 건 숨길 수 없는 '진실'이다. '진실'은 언제나 마주대하기가 불편한 법이다. '개그콘서트'가 가르쳐주지 않았던가?  


관심 없으면, 다시 말해서 내 배 부르면 남의 주린 배 알 바 아닌 것이다. 세상은  이렇게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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