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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 햇볕 좀 쪼이고 김장하려 일정을 한 주 미뤘는데, 햇볕 쬐기는커녕 날씨만 추워질 거 같다. 춥고 비 흩뿌리고 바람 부는 날에 절이고 씻고 물 빼게 생겼다. 완전 '염병할!'이다.
11월 내내 흐린 날이었지만 기온은 높았던 탓에 배추 속은 이미 꽉 차고도 남았다. 오히려 속이 밖으로 삐져나오려 할 지경이다. 무도 적당한 크기(1~1.5kg)로 잘 자랐는데 괜히 김장 한 주 늦춘 게 아쉽기만 하다. 세상 일이란 게 어디 맘대로 되랴만.
일요일. 마늘, 양파밭 멀칭하고 과실나무 주변 풀 좀 정리하다 보니 오후 4시. 김장 양념도 마련할 겸 생강과 토란 우엉을 조금 캐기 시작했다. 잎 마른 생강이야 손으로 뽑아 올려도 될 정도지만 우엉은 캐는 게 일이다. 삽으로 파는 건 한계가 있는지라 30cm 정도 파다가 손으로 뽑으니 뿌리가 뚝뚝 끊겨버린다.
▲ 대파 모종과 시금치
▲ 시금치
▲ 가을 냉이(다듬기 전)
시금치, 쑥갓 솎아내 다듬고 따뜻한 날씨에 여기저기서 무성히 자라는 냉이 좀 캐고 나니 어느새 해가 저무려 한다. 요즘은 냉이를 봄에 캘 수가 없다. 이곳은 2월이면 벌써 꽃대가 올라온다. 그러니 봄 냉이가 아니라 겨울 냉이라 해야 할 판. 올해는 겨울이 시작되기도 전에 냉잇국 맛보게 생겼다. 좋은 건지 나쁜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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