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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모습/농사

브로콜리와 콜리플라워, 같은 듯 다른...

by 내오랜꿈 2015. 1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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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가을에 키우는 양배추 종류엔 별다른 벌레가 없어 대충 키우고 있다. 여기서 '대충'이란 그냥 내버려둔다는 말이다. 어느 정도 자란 양배추 종류, 곧 양배추 브로콜리 콜리플라워 등은 진딧물만 아니면 웬만한 병충해는 스스로 극복한다. 더 자라고 덜 자라고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 10월 27일의 콜리플라워.

▲ 11월 08일의 콜리플라워. 직경 14~15cm 정도까지 자라 있다.


지난 10월 27일에 확인하고 열흘 정도 잊고 지낸 사이 콜리플라워가 우윳빛 자태를 뽐내고 있다. 수확해도 될 정도로 자라 있다. 수확을 늦추고 있는 덕에 직경이 20cm 정도로 자란 브로콜리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브로콜리도 연약하고 애처로운 느낌이었는데 콜리플라워는 브로콜리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애처로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이건 물론 보얀 색깔이 빚어내는 감정이입 탓도 있을 것이다.



▲ 10월 27일의 브로콜리. 직경 10cm 정도.

▲ 11월 08일의 브로콜리. 어느새 직경 20cm 가깝다. 봄재배라면 꽃이 피어버렸을 텐데 지금은 잘 버틴다.


자급자족형 농사에서 아쉬울 때는 농사가 잘 안 되었을 때보다는 잘 되었을 때다. 잘 안 되면 자잘한 것이라도 남김없이 거두어 먹기에 외려 부족함을 못 느끼는데 잘 되었을 경우는 이래저래 남아 돌기에 잘 안 되었을 때의 부족함을 생각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번 양배추 가을재배는 봄재배를 생각나게 만든다. 봄재배의 경우 추운 날에 심어 더운 날에 수확해야 하기에 배추과 작물의 특성에 맞지 않은 탓에 벌레도 많이 꼬이고 수확할 수 있는 기간도 짧다. 더군다나 여름 초입의 텃밭엔 배추과 작물이 드물기에 한 포기가 아쉬울 때다.



▲ 한없이 덩치를 키우는 케일


반면에 가을재배의 경우는 텃밭에 김장배추나 무가 넘쳐나기에 양배추 종류의 소중함을 별로 못 느낀다. 고추나 토마토 같은 가지과 작물도 있을 때이니 더 그런지도 모른다. 그래서 '봄재배 때에 이렇게 잘 되었으면 좀 좋아' 하는 식의 아쉬운 마음이 생기게 마련이다. 케일까지 우람하게 자라 '날 잡아 잡숴' 하고 있는데, 현실은 무나 배추 뽑아 먹기 바쁘니...


오늘은 억지로라도 케일을 수확해 쌈이라도 싸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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