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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여유/먹거리

고추 순지르기 그리고 고춧잎 묵나물 만들기

by 내오랜꿈 2015. 10.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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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점점 서늘해지고 있다. 올가을 들어 처음으로 최고기온이 20℃ 밑에서 놀고 있다. 맑은 하늘과 어울리지 않는 강풍마저 하루 종일 울어 대니 그늘진 텃밭에서는 한기마저 느낄 정도다.



계절은 겨울을 준비하는데 여전히 새순을 밀어 올리는 고추


가을이 깊어감을 아는지 모르는지 텃밭의 고추와 파프리카는 여전히 대책없이 새순을 내어 꽃을 피우고 있다. 이 꽃들을 그대로 두어 봐야 익은 열매를 수확하기는 난망한 일. 찬바람에 죄다 시든 잎 되기 전에 새순들을 정리하여 고춧잎 묵나물을 만들기로 했다. 



고춧잎 순지르기


순지르기를 겸하여 꽃이 핀 새순들을 전부 잘라 낸다. 아마도 갑자기 겨울이 되지 않는 한 10월 말까지는 계속 새순을 만들어 내겠지만 어정쩡한 풋고추를 만드는 것보다는 갓 꽃 핀 새순을 잘라 내 고춧잎 묵나물을 만드는 게 여러모로 효용성이 있다. 주로 나물로 먹지만 나에게 고춧잎 묵나물의 그 독특한 향과 맛은 발효시킨 보이차 같다.



고춧잎 손질하여 묵나물 만들기


한나절 새순 잘라 내고 손질한 고춧잎을 데쳐 말리고 보니 넓은 채반 두 개에 말릴 정도다. 터무니 없이 적은 양은 아니지만 우리 집 같이 묵나물 활용도가 높은 집에서는 아쉬운 양일 수밖에 없다. 앞으로 고추 잔사 정리하면서 한 번 더 고춧잎 묵나물 만들 기회는 있겠지만 미래는 모르는 일. 오늘 만드는 게 마지막일지도 모르니 최대한 정성스럽게 세찬 바람 동반한 햇볕에 고춧잎을 말린다. 


가을 밤바람이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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