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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점점 서늘해지고 있다. 올가을 들어 처음으로 최고기온이 20℃ 밑에서 놀고 있다. 맑은 하늘과 어울리지 않는 강풍마저 하루 종일 울어 대니 그늘진 텃밭에서는 한기마저 느낄 정도다.
▲ 계절은 겨울을 준비하는데 여전히 새순을 밀어 올리는 고추
가을이 깊어감을 아는지 모르는지 텃밭의 고추와 파프리카는 여전히 대책없이 새순을 내어 꽃을 피우고 있다. 이 꽃들을 그대로 두어 봐야 익은 열매를 수확하기는 난망한 일. 찬바람에 죄다 시든 잎 되기 전에 새순들을 정리하여 고춧잎 묵나물을 만들기로 했다.
▲ 고춧잎 순지르기
순지르기를 겸하여 꽃이 핀 새순들을 전부 잘라 낸다. 아마도 갑자기 겨울이 되지 않는 한 10월 말까지는 계속 새순을 만들어 내겠지만 어정쩡한 풋고추를 만드는 것보다는 갓 꽃 핀 새순을 잘라 내 고춧잎 묵나물을 만드는 게 여러모로 효용성이 있다. 주로 나물로 먹지만 나에게 고춧잎 묵나물의 그 독특한 향과 맛은 발효시킨 보이차 같다.
▲ 고춧잎 손질하여 묵나물 만들기
한나절 새순 잘라 내고 손질한 고춧잎을 데쳐 말리고 보니 넓은 채반 두 개에 말릴 정도다. 터무니 없이 적은 양은 아니지만 우리 집 같이 묵나물 활용도가 높은 집에서는 아쉬운 양일 수밖에 없다. 앞으로 고추 잔사 정리하면서 한 번 더 고춧잎 묵나물 만들 기회는 있겠지만 미래는 모르는 일. 오늘 만드는 게 마지막일지도 모르니 최대한 정성스럽게 세찬 바람 동반한 햇볕에 고춧잎을 말린다.
가을 밤바람이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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