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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여유/먹거리

비파잎 담금주

by 내오랜꿈 2015. 6.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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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에 있는 비파나무 한 그루. 이사올 때부터 심어져 있었기에 정확한 수령은 모르나 어림짐작으로 최소 8~9년은 되지 않았을까 싶다. 작년에 처음 열매를 맺었는데 비파나무는 7~8년은 지나야 꽃을 피우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작년 11월에 꽃을 피워 겨울을 이기고 익어가는 비파 열매


올해도 많지는 않지만 열매가 맺어 익어가고 있다. 비파나무는 우리나라에서 흔히 보는 과일나무와는 달리 가을에 꽃이 피어 조그마한 열매를 달고 월동한 뒤 6월에 수확한다. 아열대성이나 난온대성 과수의 내한성 한계온도는 일반적으로 영하 5도씨를 기준으로 본다. 감귤류나 오렌지, 비파나무 등이 여기에 해당하는데, 비파나무의 경우 최저온도가 영하 5도씨 이하에 자주 노출될 경우 꽃이 피었다 하더라도 열매 맺힘이 불량하다고 한다. 따라서 제주도나 따뜻한 남부 해안 지방이 아니면 노지에서 키우기는 어렵다. 지금 익고 있는 이 열매는 작년 11월에 꽃을 피웠던 것으로(비파나무 꽃 피다) 앞으로 일주일 정도면 수확 가능하다. 


이 비파나무의 꽃이 필 무렵에 딴 비파나무 잎을 손질해서 효소발효액을 만들려고 했다가 수분 문제가 있어 소주를 부어 비파잎 담금주를 담았다. 잎 뒷면의 작은 솜털을 일일이 제거하는 작업이 만만찮고 귀찮았던 기억으로 남아 있다.



작년 겨울에 담은 비파잎 담금주. 커피여과지로 걸러내 1.8L 페트병에 보관.


보통은 담근 지 3개월이면 걸러내는데 창고 구석에 쳐박아 둔 상태로 잊고 지내다 지난 토요일에야 술을 걸렀다. 처음 담을 때 잎 뒷면의 가시 같은 솜털을 제거했지만 혹시나 싶어 커피여과지로 다시 한 번 걸러내서 페트병에 담는다. 비파잎의 솜털은 기관지가 안 좋은 사람에게는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혹시나 싶어서 두세 번 여과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비파나무는 열매가 약용으로 쓰이기도 하지만 열매보다는 잎이 더 다양한 용도로 쓰인다. 말려서 차로 마시기도 하고 약재로도 쓰이고 직접 환부에 바르기도 한다. 관련 자료를 찾아 보면 거의 '만병통치약' 수준이다.^^ 세상에 아픈 사람이 왜 있는지 모르겠다. 인터넷에 떠도는 몸에 좋은 몇 가지 약재만 먹으면 아플 일이 없을 텐데 말이다. 어떤 것이든 몸에 좋으라고 먹는다고 생각하지 말고 그냥 즐기시기 바란다. 향을 즐기고 맛을 즐기고 색깔을 즐기고 함께함을 즐기는 것. 그러다 보면 몸이 좋아지는 건 부수적으로 찾아오는 행운이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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