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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여유/먹거리

양파 장아찌와 양파 와인 담기

by 내오랜꿈 2015. 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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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 수확한 지 열흘이 지났다. 해마다 흠과 투성이 못난이들을 먼저 먹느라 정작 좋은 건 남 주거나 싹이 난 뒤에 먹는 과오를 반복하는지라 이번에는 모양 좋고 큰 것부터 먹으리라 심기 전부터 다짐했건만 올해도 그예 못난이부터 먹고 있다. 그나마 올핸 못난이가 얼마 안되는지라 장아찌로 소화하고 나면 이내 모양 좋은 양파를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일주일 넘게 말린 양파를 갈무리하면서 작고 못 생긴 것들을 골라 양파 장아찌를 담는다. 여러 가지 장아찌를 담지만 역시 장아찌의 기본은 마늘과 양파다. 지금은 작년에 담은 걸 열심히 먹고는 있지만 싱싱한 푸성귀들이 넘치는 때다 보니 아무래도 손이 덜 가기 마련이다. 그래서 옆지기가 올해는 양을 좀 줄여서 담자고 한다. 늘 하던 대로 물(4), 간장(2), 식초(1), 설탕(1), 소금(1/2)을 배합해 만드는 달임장에 계란 크기 전후의 못난이들만 골라 담는다. 적게 담는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김치보관통 하나 정도의 양이 나온다. 그러니 장아찌 담을 때마다 냉장고가 비좁다는 옆지기의 볼멘 소리가 나오기 마련이다. 




양파 장아찌를 담는 김에 올해는 양파 와인도 한 번 담아 보기로 했다. 아마도 TV 프로그램에서 소개된 모양인데 너도나도 따라 담는 통에 와인 판매량이 늘었다는 소리마저 들릴 정도다. 이게 뭐라고 무슨 '레시피' 운운하는지 모를 일이다. 담는 방법이랄 것도 없다. 그냥 양파 썰어서 병에 담고 와인 넣어 숙성시키면 끝이다. 와인은 비싼 것 필요 없이 5~6천 원짜리 테이블 와인이면 충분하다. 그래도 비율을 말하자면 양파 양과 와인 양을 동량으로 하면 알맞을 것 같다. 나의 경우 750ml 와인 두 병에 양파 1.5kg을 4등분하여 3L 유리병에 담았다. 이 상태로 상온에서 3~4일 숙성시킨 다음 따라 내 냉장 보관한다. 보통 와인의 알코올 도수가 10~15도 정도니 숙성시킨 양파와인의 알코올 도수는 6~8도 전후일 것이다. 막걸리보다 조금 높은 정도다. 이 정도 알코올 도수는 상온 보관이 불가능하니 당연히 냉장 보관해야 한다. 고혈압, 당뇨 등에 좋다고 하는데 양파와인이라고 해서 없던 성분이 새로 만들어지는 건 아닐 테니 그냥 양파, 와인 따로 먹어도 고혈압, 당뇨에 좋은 건 마찬가지다. 그러니 무슨 건강식품처럼 너무 호들갑 떨 필요는 없다고 본다. 




며칠 새 담근 술이 늘었다. 양파와인과 오디주. 양파와인을 술이라고 보기에는 좀 그렇지만 여름이 지나면 점점 담금주가 늘어날 것 같다. 봄에 담았던 효소들을 걸러 내고 나면 건더기를 그냥 버리지 않고 소주를 부어 담금주를 만들기 때문이다. 물에는 녹지 않는 성분이 알코올에는 녹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는 효소액보다 담금주에 원재료의 성분이 더 많이 우러나올 수 있다. 효소 건지 담금주를 포기 못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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