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한여름이다. 낮기온이 30도를 오르내리는 건 물론이고 바닷가 근처라서 그런지 밤기온도 20도 언저리에서 맴돌고 있다. 덕분에 살판난 모기들이 기세등등하다. 5월에 모기한테 시달리다니...
▲ 꽃봉오리에서 꽃이 피려 하는 브로콜리
▲ 브로콜리는 큰 송이를 수확하고 난 다음 곁순에서 나는 작은 송이도 수확할 수 있다.
▲ 결구가 진행되고 있는 양배추. 잎벌레 피해는 없는데 진딧물에 시달리고 있다.
농사란 게 날씨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지라 예상치 못한 온도 변화는 작물의 수확 일정을 어긋나게 만든다. 모종을 키워 3월말에 옮겨 심은 브로콜리. 심을 때는 6월 장마 전에 수확할 수 있을까를 걱정했는데 5월의 고온 탓에 제대로 덩치를 키우지도 못하고 꽃이 피려 하고 있다. 더 크기를 기다렸다간 꽃이 필 것 같아 작은 대로 수확하기로 했다. 평균적으로 브로콜리의 꽃봉오리 크기는 12~15cm 정도라고 하는데 수확한 건 7~8cm 전후의 크기들이다. 확실히 봄 브로콜리 재배는 여러 가지 조건상 가을 재배보다 어렵다.
같은 시기에 심은 양배추는 한창 결구가 진행되고 있는데 진딧물에 시달리느라 몸살을 앓고 있다. 보통 양배추 종류는 잎벌레나 나방 애벌레의 피해를 많이 받는데 벌레 피해가 없다고 좋아했더니만 진딧물이 좋아하는 꼴을 그냥 보고만 있지 않는다. 날씨 또한 양배추 재배와는 거리가 먼 조건인데 얼마나 클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
4월 중순에 파종한 쌈채소들을 솎다 보니 케일이나 비타민채 같은 종류가 제법 많다. 어떻게 먹을까를 고민하다 채소 잡재를 만들기로 했다. 때마침 죽순 삶아 놓은 것도 있고 수확 끝난 농장에서 싸게 구입한 파프리카도 얻어온 게 있으니 푸른색 채소만 있으면 구색이 알맞게 갖춰지는 셈이다. 죽순, 파프리카, 양파, 비타민채, 케일로 만든 채소 잡채. 여름이면 텃밭에 넘쳐나는 채소들 때문에 자주 해 먹게 되는 음식이다. 막걸리 한 잔 곁들여 먹다 보면 한 끼 식사 대용으로도 손색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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