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물을 키우다 보면 원예작물학 교과서의 이론과는 다른 걸 가끔 발견한다. 토마토는 쌍떡잎식물이라고 되어 있는데 씨앗을 발아시켜 보면 떡잎이 세 개가 나란히 올라오는 걸 가끔 볼 수 있다. 열에 한두 개는 그런 것 같다. 딱히 문제 삼을 건 아니기에 그냥 모종으로 키워 본밭으로 옮겨 심어 키우기 마련이다. 그런데 떡잎이 세 개였던 토마토인지 아닌지는 주의깊게 살피지 않아 모르겠지만 거의 돌연변이 수준에 가까운 토마토를 만날 때도 있다.
▲ 일반적으로 토마토는 하나의 꽃 화방이 나오고 세 개의 잎줄기가 난 다음 다시 꽃 화방이 자란다.
이론적으로 토마토는 하나의 꽃 화방이 자라고 난 다음 세 개의 잎 마디가 난 뒤 또 하나의 꽃 화방이 피어난다. 토마토 모종을 키워 보면 보통의 경우 8절이나 9절 잎 마디가 난 뒤 제1화방이 자라고 그 뒤로는 세 개의 잎 마디마다 순차적으로 꽃 화방이 피어난다. 8절에서 제1화방이 자랐다면 11절 14절, 17절 잎 다음에 순차적으로 꽃 화방이 자라는 것. 어쩌다 2개나 4개의 잎 마디 다음에 꽃 화방이 자랄 때도 있지만 대개는 3절잎 1화방 원칙을 지킨다.
▲ 잎마디와 마주난 토마토 꽃 화방. 보통은 붉은 화살표가 표시된 지점에 꽃 화방이 자란다.
그런데 토마토 종류에 따라서는 잎 마디 사이에서가 아니라 잎 마디와 마주 나는 꽃 화방도 있다. 위 사진에서처럼 잎줄기와 나란히 꽃 화방이 피어나 자라고 있다. 이게 품종 특성인지 돌연변이인지는 확실히 잘 모르겠다. 올해 처음으로 5종류의 토마토를 키우다 보니 경험하는 현상이다. 일반적인 원예작물학 책만 보았지 품종별로 설명되어 있는 책은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 정도까지는 그래도 특이한 현상이다 정도로 이해할 만하다. 아예 잎 마디 하나에 꽃 화방 하나가 피어나는 경우도 있으니 말이다.
▲ 잎 마디와 마주난 화방에서 잎 마디 하나마다 꽃 화방 하나가 순차적으로 피고 있다.
잎 마디와 마주 난 꽃 화방 하나가 잎 줄기 역할을 하면서 잎 마디 하나에 꽃 화방 하나씩 순차적으로 피어 나고 있다. 이게 어느 정도까지 계속 이렇게 피어날지 그리고 정상적으로 열매가 자라 익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내가 아는 한 이건 분명 돌연변이 같은데 혹여라도 먼저 경험하신 분이 계신지...
예년처럼 일반 토마토 품종 하나 방울토마토 품종 하나만 키우면 이건 '돌연변이'다 하고 규정 짓겠는데 잘 알지도 못 하는 5개의 품종을 키우다 보니 이게 품종별 특성인지 돌연변이인지 확신이 안 간다. 더군다나 5개의 품종 중에는 무지주로 키우는 앉은뱅이 토마토 품종이 2종 있기 때문이다. 몇 종류의 일반적인 원예작물학 교과서에는 이에 대한 언급이 거의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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